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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전용관 설립하자

축제는 지역의 전통과 역사의 반영이다. 지역민들의 총체적인 삶이 묻어나는 축제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축제에서 나오는 결과물들이 축적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그런 축제다. 서예비엔날레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자랑하는 전주와도 잘 어울린다. 1997년 시작된 이 축제가 지난해로 10회를 넘겼다. 그럼에도 그 결실을 담아둘 수 있는 공간이 지금까지 마련되지 못했다. 지역 문화자산을 사장시키는 셈이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전용관 건립의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비엔날레에 참여한 작가들에게 기증받은 서예 작품의 체계적인 보관과 이를 활용한 상설 전시를 위해서다. 1회부터 지난해 열린 10회 비엔날레까지 서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기증받은 소장품은 모두 1448점에 이른다. 그 중 40점은 전북도립미술관 개관 기념으로 관리 전환했다. 나머지 727점은 전북도립미술관 수장고에 있다. 681점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 사무실에서 보관하고 있다.

 

도립미술관 수장고가 이미 포화 상태로 더 이상 수용 여력이 없어 조직위 사무실에 쌓아둘 수밖에 없단다. 미술관 수장고에 사장되는 것도 문제지만, 조직위 사무실은 온도·습도·병충해 등에 취약해 작품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미술관 수장고에 더부살이 하는 것도 모자라 일반 사무실에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게 서예비엔날레의 현주소다.

 

서예비엔날레에는 동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유럽·미주지역까지 영역을 넓히며 매년 1000명 가까운 작가들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문화축제다. 축제 기간 연간 15만명 안팎이 관람할 정도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매년 다양한 기획들로 찬사도 받는다. 전국서예대전과 시·도 서예전 초대작가 등 전국의 명필 1천명이 각자 1자씩 쓴 ‘천인(千人)천자문’이 대표적이다. 매년 국내 명사들이 내놓은 작품들도 쌓였다. 비엔날레의 역사며, 전북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이제 20년 성년에 맞게 세계서예비엔날레 전용관을 갖출 때가 됐다. 전주 한옥마을에 강암서예관이 있고, 국립전주박물관에 석전실이 마련돼 있다. 짜임새를 갖춘 서예전용 전시실을 보유한 것은 전국적으로 드물며 전북의 자랑거리다. 여기에 서예비엔날레 전용관을 갖출 경우 소장품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고, 상설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들을 통해 일반인들의 서예에 대한 관심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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