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사지 유물, 백제 천도설 '관세음응험기' 내용 뒷받침 / 역사적 신뢰성 확보…학계 등 비상한 관심 / "다양한 문화정책 통해 익산가치 확립해야"
백제의 익산 천도설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학계는 물론 지역민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런 정황과 근거들을 토대로 익산 왕도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문화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원광대마한백제문화재연구소(소장 최완규)는 최근 익산시 왕궁면 제석사지 폐기유적에서 동아시아 문화교류를 살필 수 있는 악귀상(惡鬼像) 등 다수의 유물 출토가 관세음응험기(觀世音應驗記)에 적시된 역사적 근거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교토 쇼오렌인이란 사찰에서 발견된 관세음응험기는 관세음보살의 영험함을 적은 사실에 근거한 문헌이다.
특히 내용 첫 부분에는 백제의 익산 천도설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제석사지에서 발굴된 불에 탄 제석사지의 유물을 한데 모아 소각한 폐기장이 있다는 내용도 기록되어 있다.
이번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제석사지 북쪽 500m 떨어진 곳에서 발굴한 폐기장은 관세음응험기에 나와 있는 내용과 일치한다.
관세음응험기에는 ‘백제 무왕대에 지모밀지(금마일원)에 천도하고 새로운 절을 세웠다. 정관 13년(639년)에 하늘의 커다란 벼락으로 제석사가 불타버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학계에선 이런 내용이 담긴 관세음응험기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불에 탄 제석사지와 불에 탄 유물의 폐기장이 있었다는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신빙성 확보와 함께 문헌의 내용 자체가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세음응험기에 나와 있는 익산 천도설과 ‘왕도 익산’에 대한 정황과 새로운 근거로 평가받는 등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익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지역 문화·역사적 가치를 최일선에서 연구해 온 원광대마백연구소는 익산 천도설의 근거와 왕도 익산의 정황이 발견된 이번 성과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익산 천도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번 발굴조사결과를 통해 지역민의 긍지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문화역사적 정책의 뒷받침을 통해 전국은 물론 세계에 익산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완규 소장은 “이미 원광대박물관에서 2004년 제석사지 인근의 시굴조사에 폐기장을 확인했고 구체적인 유물과 발굴이 이뤄져 관세음응험기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학계에서도 더 이상 익산 천도설과 왕도를 부정할 수 없는 신빙성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고학적 발굴조사를 통해 사실로 증명된 이번 성과는 세계유산도 익산이 왕도였다는 근거가 마련되었다”며 “왕도 익산의 정체성 확립과 지역의 문화역사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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