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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열린 한·중교류 (2)한·중 오간 고려인, 고려 선박] "항로 유적·유물 긴밀한 관계 입증, 연구 활성화해야"

고려사신 머물렀던 고려사행관 일부 복원 한중 교류 전시관으로 / 고선박물관엔 고려선박 두척 보존 '송나라와 교류' 최초 증거 자료

통일신라 때 활발했던 해상교류는 고려시대까지 이어졌다. 과거 명주(明州)라고 불렸던 중국 산동성 영파(寧波)는 고려와 송나라를 잇는 유일한 합법적 무역항이었다. 같은 시기 거란이 요동반도에서 압록강 입구까지 점령해 고려와 송 사이의 육로와 다른 북방 해로가 차단됐기 때문이다.

 

현재 영파 중심가에는 바다를 건너온 고려 사신들이 머물렀던 고려사행관(高麗使行館·이하 고려사관)이 복원돼 남아있다. 1117년 지어진 이 곳은 면적이 약 1만7000㎡(축구장 2개 크기)에 달한다. 현재 보호 유적으로 지정돼 일부를 복원, 한·중 우호 교류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고려사관은 명주의 간부가 고려인들을 위해 직접 황제에게 숙소 건립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려사관 관리자는 “고려사관은 송나라 정부가 먼 길을 온 고려 사신을 위해 지은 국가급 영빈관이다”며 “고대 한·중 해상 실크로드의 찬란한 역사를 증명하고 있는 소중한 곳이다”고 말했다.

▲ 중국 산동성 최북단인 봉래(蓬萊)에 위치한 고선박박물관에 전시된 복원된 고려 침몰선 봉래3호.

중국 산동성 최북단인 봉래(蓬萊)에 위치한 고선박박물관에는 고려 말기 양국의 활발했던 국제교역을 보여주는 고려시대 대형 선박 두 척이 보존돼 있다. 봉래 해안에서 발견 돼 ‘봉래3호’ ‘봉래4호’로 이름을 붙였다.

 

이는 고려 말 한국과 중국의 왕성했던 교역을 실물로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배가 발견된 지역인 봉래는 고대부터 한·중·일을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의 중심항 역할을 했다. 한국에서도 모두 네 척의 고려시대 배가 발굴됐지만, 동아시아 국제 무역로에서 고려 선박이 발견된 것은 봉래3호와 4호가 최초다.

▲ 바닥이 평평한 고려시대 대형 선박(왼쪽)과 뾰족한 중국 선박(오른쪽).

전홍철 원장은 “지금까지 고려의 배는 한국의 남서해안과 개성을 왕래하는 근해 항해에만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봉래 고려선의 발굴로 고려의 배 또한 원양 항해에 나섰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봉래3호는 현재 남아 있는 부분이 길이가 17.2m, 폭이 6.2m이다. 봉래4호는 길이 4.8mm, 폭 약 2m다. 뾰족한 바닥 형태를 이루는 중국 선박과 달리 고려 선박 특유의 평평한 바닥 모양을 이루고 있다. 쇠못을 사용했던 중국과 달리 길고 짧은 나무못으로 판재를 연결한 것도 고려 배의 특징이다.

 

특히 봉래3호는 배의 앞·뒷머리 등 소실된 부분을 복원할 경우 총 길이가 23~28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가장 큰 고려 선박인 전남 신안군에서 발굴된 ‘안좌도선’(길이 14.5m)의 약 두 배에 달한다.

▲ 중국 산둥성 영파 중심가에 있는 고려사행관.

또한 봉래3호에서는 고려 상감청자 두 점도 나왔다. 옹기·접시 등의 토기다. 고려청자는 문양·형태 등을 볼 때 14세기 말의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선박이 고려 말에 건조됐다는 점을 입증한다.

 

원샤오춘(袁曉春) 고선박 박물관장은 “한·중 해상 항로 유적·유물은 양국이 역사·문화적으로 긴밀한 관계였음을 입증하고 있다”며 “침몰선이 양국의 왕성했던 교역을 실물로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인 만큼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며, 한·중 공동 연구가 좀 더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홍철 우석대 공자아카데미 원장 "교류 유적·유물 영상물 제작, 양국 동반자 관계 발전 보탬"

“한·중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고, 양국 국민이 서로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한·중 교류 유적·유물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전홍철 우석대 공자아카데미 원장은 “사드 배치 문제가 발생한 후 중국을 탐방했는데, 실제 현지인들 사이에서 혐한(嫌韓) 분위기가 있었다”며 “이번 탐방을 통해 한·중 교류 영상 제작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우석대 공자아카데미는 중국 정부가 중국문화 확산을 위해 설립한 기관으로, 다양한 중국 문화 교육과 양국 교류 활성화 사업을 하고 있다.

 

영상물 제작은 우석대 공자아카데미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전주·남원의 관왕묘(關王廟), 국내 유일의 중국 전통 가옥 사합원(四合院), 중국 사신이 쓴 전주객사 현판 등 전북 속 중국 관련 유적을 영상화 했다.

 

전 원장은 “이번 중국 남·북방 해로 탐방을 통해 오랫동안 지속돼 온 양국의 해상교류 역사를 고증할 수 있었다”며 “이번 영상물은 현재 준비 중인 ‘백제와 실크로드’ 영상 제작의 기초 작업으로, 앞으로 중국 전역에서 활약했던 백제인들의 자취를 촬영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새만금도 과거 해상실크로드 교역에서 중요한 지역이었다”며 “새만금의 세계화를 위해 과거 이 지역에서 이뤄졌던 한·중 교류 연구와 답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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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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