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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출신 첫 아시아신협연합회장 문철상 중앙회장 "서민금융 사회적 책임·협동조합 참모델 제시 노력"

▲ 전북 출신 최초로 아시아신협연합회 회장에 오른 문철상 신협중앙회장이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전북 출신으로는 첫 아시아신협연합회 회장에 오른 문철상(65·김제) 신협중앙회장. 그는 지난 11일 인천에서 열린 2016년 아시아신협연합회(ACCU) 총회에서 임기 2년의 아시아신협연합회장으로 선출되면서 금융계의 이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아시아신협연합회는 아시아지역 신협의 확산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71년 설립됐으며, 현재 21개국 3만4679개 신협이 가입돼 있다. 자산 규모는 1280억 달러에 이르는데 아시아신협연합회장은 4700만 조합원을 대표해 아시아신협의 공동 이익과 공동 발전을 책임지게 된다.

 

문철상 아시아신협연합회장으로부터 당선 소감과 향후 포부 등을 들어봤다.

 

-우선 아시아지역 신협 총수를 맡게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국제기구의 수장을 맡게돼 대단히 영광스럽고 한국신협이 국제신협사회에서 위상을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35년간 신협 일선 현장에서 일해 온 사람으로서 향후 아시아지역 신협의 공동이익과 발전을 위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지속적 협력과 선진신협의 정보와 기술을 공유해 아시아지역의 신협이 동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신협은 ACCU 회장국으로서 지난 56년간의 서민금융을 위한 초심을 바탕으로 아시아 각국의 현실을 보다 깊게 이해하며 연대와 협력을 꾸준히 전개해, 아시아신협의 진정한 리더로 나아갈 것입니다.

 

향후 2~3년내 신협연수원에 국제 협동조합 교육과정을 신설, 한국형 신협 모델을 전파하고, 특히 저개발국 신협 지원을 위해 지난해 설립한 신협사회공헌재단을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최근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신협연합회 총회 및 포럼의 의미와 이번 대회에서 논의되거나 채택된 가장 중요한 사안은 무엇입니까.

 

“이번 아시아신협연합회 총회 및 포럼에서는 ‘연결과, 협력, 차별화를 통한 미래 신협 설계’를 주제로 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24개국 800여명의 신협 CEO들이 참가해 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신협 행사로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참가자 모두 지구촌의 빈곤퇴치와 더 나은 삶을 위해 기여하는 신협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맨 처음 군산에서 신협운동에 뛰어들었던 당시 상황을 말씀해 주십시오.

 

“대학 졸업 후 군산의 기업인 경성고무에 취직해 일하던 중 평소 성당 청년회장시절부터 저를 아꼈던 둔율동성당의 신부님으로부터 유명무실한 성당내 신협을 한번 살려보라는 제안을 받고 신협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당시 둔율성당신협은 총 자산이 1억 8000만원이었는데 3년 만에 50억원을 넘기면서 안정적 기반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둔율신협이 지금의 군산대건신협으로 이후 착실히 발전해 현재 자산 768억에 조합원 약 1만 1000여 명의 견실한 조합으로 성장,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너무 가슴 뿌듯한 일입니다.

 

군산 대건신협을 협동조합의 메카인 스페인의 몬드라곤이나 캐나다의 안티고니시로 만들겠다는 결심과 ‘신협에 내 인생을 걸겠다’는 신념으로 거침없이 35년간 신협운동가로 일해왔습니다.”

 

-앞으로 국내 신협인들이 국제무대에서 보다 큰 역할을 하려면 정부, 금융계, 또 신협인들이나 국민의 대응은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사회적 양극화가 확대되고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금융기능과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금융서비스 공동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어 신협과 같은 협동조합금융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시급합니다

 

그런데, 신협을 비롯한 서민금융은 오히려 더욱 위축되고 경쟁력이 저하될 우려가 큽니다. 솔직히 신협은 업무영역의 제약, 업무구역의 제한, 단순한 수익구조 등으로 인해 성장과 수익성면에서 은행 등 타 금융권에 비해 열악한 경영조건에 놓여 있습니다.

 

당국의 서민금융 규제는 서민금융의 위축을 심화시키게 됐고, 이로 인해 대부업 같은 사금융을 확대시켰습니다. 그 결과, 서민들은 수십 내지 수백 %에 달하는 살인적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대금업으로 내몰렸으며 급기야 수백만 명의 금융소외 계층이 양산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게 됐습니다.

 

따라서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서민금융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정책을 펼쳐야 하며, 특히 규제 완화를 통한 서민금융 활성화 정책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신협 선진국인 미국이나 캐나다가 신협의 특성을 고려한 감독기관인 신협감독청(NCUA)을 별도로 두고 있는 것처럼 주거래 고객기반이 저신용자인 서민금융의 특성을 고려하여 차별적인 감독정책(건전성 기준 등)이 필요합니다.”

 

-그밖에 도민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전북은 전통적으로 한국 신협운동이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어 온 지역중 하나입니다.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호세 마리아 신부, 캐나다 안티고니시 협동조합의 코디 신부 같은 분들처럼 전북지역에도 신협운동에 헌신하신 선구자가 있습니다.

 

1959년 임실에 오셔서 농민들을 위해 치즈를 만들며 신협운동으로 잘살기 운동을 펼친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 신부님이 대표적입니다.

 

그 분이 뿌리내린 신협운동의 토양 위에 김재덕 주교, 전철환 전 한국은행 총재님 등이 서민경제운동으로 신협운동을 적극 펼쳐 지역의 신협운동의 정신적 지주로 많은 신협인들에게 특별한 열정을 심어줬습니다.

 

신협은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바람직한 미래 금융의 형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금융은 ‘사람을 수익의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도구’가 되어야 하는 윤리적 금융으로 회복하는 것입니다.

 

최근 심화되는 경제난은 서민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신협의 목적은 어려움에 처한 서민의 금융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만들어 주는 데 있다는 기본이념을 바탕으로 서민 경제가 살아나고 조합원들이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신협 임직원들은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금융시장에서 신협만의 차별적인 가치제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서민금융 제공이라는 본연의 역할과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협동조합의 참다운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항상 도민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많은 성원을 당부 드립니다.”

 

● [문철상 회장은] 신협 직원출신 첫 회장, 신인문학상 받은 시인

 

김제에서 태어난 문철상(65) 아시아신협연합회 회장은 35년 동안 신협에서 일한 정통 ‘신협맨’이다.

 

‘군산대건신협 ‘ 직원으로 신협에서 일을 시작해 군산대건신협 전무, 이사장, 신협중앙회 이사,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3월 선출직인 중앙회장에 취임했다.

 

회장직에 세 번 도전한 끝에 당선된 그는 신협 역사상 첫 신협 직원 출신 회장이다.

 

시(詩)와 사진에 조예가 깊어 4년 전 ’계간문예 ‘ 신인문학상을 받고 등단해 ’공식 ‘ 시인이 됐고, 틈틈히 군산대 미술학과 등에서 사진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김제 금구초, 전주서중, 김제고를 졸업했으며 이후 서해대 응용미술과를 다녔다.

 

전주대에서 경영학 석사, 군산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원래 가정형편이 괜찮은 편이었으나 부모님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어려운 청년 시절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재수, 삼수를 하는 등 대입에도 실패해 어려움을 겪던 도중 우연한 기회에 서해대 응용미술과에 입학하면서 그의 인생이 크게 바뀌었다.

 

틀에 박힌 공부를 하기보다는 기발한 창의성이 있었던 그는 경성고무를 시작으로 군산대건신협에 근무하면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문 회장을 잘 아는 지인들은 “학벌과 집안 배경 등이 중요한 한국사회에서 그가 이렇게까지 클것이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특유의 성실함과 기발한 창의성, 그리고 언변의 힘을 성공의 조건으로 꼽았다.

 

특히, 한번 인간관계를 맺으면 두텁게 오래가는 성품으로 인해 신협 아시아 총수 자리에 까지 올랐다는게 주변사람들의 평가다.

 

문 회장은 중앙회장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중앙회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전체 직원 509명을 3개월 여에 걸쳐 모두 만나는 직급별 간담회를 개최한 일화가 있다.

 

이를통해 직원들의 조직발전을 위한 아이디어와 쓴소리, 애환 등을 가감없이 들으면서 경영과정에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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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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