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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친구, 문화 ODA

▲ 정정숙 한국문화기획평가연구소장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지난 2013년부터 베트남 라오까이 지역에 예술강사를 파견하여 문화 ODA(Offcial Di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인 문화예술교육사업을 진행해왔다. 초·중학생들이 자기 마을 여기저기와 주민들을 바라보며 마음으로 만나고, 생각하고, 인터뷰 하면서 사진을 촬영한다. 마을의 미래도 꿈꾸고, 그 꿈을 미술작품으로 만들기도 한다. 교육 말미에는 공원의 작품전시회를 통해 가족과 주민, 관광객들과 작품을 공유하며, 표현의 기쁨을 체험한다.

 

우리나라의 문화 공적개발원조 사업

 

또한 한국의 예술강사들이 귀국해도 예술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현지 교사들과 사범대학생들을 예술교육 강사로 교육하는 보조프로그램도 같이 운영한다. 그리고 사진예술이라는 한 장르의 교육에 그치지 않고, 미술공예나 무용과 연관시켜 예술의 체험과 지속, 장르의 확장과 협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 라오까이 지역 아동들은 감성을 표현하는 인격적 존재로서의 자신의 가치와 함께 마을에 대한 관심도 키워가고 있다.

 

우리 인간은 태어나면 혼자 설 수 없고, 약 1년 이전에는 걷지 못한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마치 스스로 걷게 된 것처럼 착각한다. 비윤리적인 존재라서가 아니다. 그만큼 현재가 중요하고 현재를 사는 존재이며, 양육의 손길과 눈길은 당연한 디폴트값으로 인식되어 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가피한 착각과 망각을 부채질하는 교만의 유혹으로 우리들은 스스럼없이 시시각각 지원받았던 다양한 은혜들을 물에 흘려보낸다. 사실 생후 1년이 지나 걷게 되어도, 누군가의 지원은 계속되어야 하고,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가족과 사회와 동료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성인들은 자신이 받았던 양육의 은혜는 잊었다하더라도 아이를 양육한다. 양육 초보자인 성인 여성과 남성이 아이 앞에서 쩔쩔 맨다. EBS의 ‘생방송 60분 부모’의 제작팀은 ‘아이 키우기’는 ‘자신의 미숙한 부분을 찾아내 치유하고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야 아이를 잘 키울까를 고민하기에 앞서 부부가 어떻게 행복해질까를 고민해야한다는 것’이며, ‘부부가 평화롭게 의견을 말하고 자기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만큼 아이에게 좋은 것은 없다’고 했다. ‘평화롭게’와 ‘표현’이 핵심이겠다. 그리고 아빠가 아이와 놀아주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했다. 아이를 이제 만나기 시작한 애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듣고 싶어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사랑스러운 눈길로 관찰하고 아이 행동에 반응하면 된다는 것이다.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다.

 

모든 이들이 자신의 감성 표현하도록

 

문화 ODA는 물리적인 양육을 직접 담당하지는 않는다. 보건복지부와 여성부와 농축산식품부 등이 출산, 양육, 식품 등을 지원한다. 문화 ODA는 양육자인 성인과 양육 대상인 아동들의 감성이 억압되지 않고 잘 표현되도록 정서적인 양육과 성숙을 지원한다. 또한 마을 주민에 대한 관심, 좀 더 나아가 지구촌 아니 지구집과의 관계를 느끼게 격려한다. 국내외에서 아동·성인과 어르신의 삶에 작은 열정과 기쁨과 이해와 성숙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문화예술 활동이다. 상업적 제품들마저도 예술을 표방한다. 모든 이들이 자신의 감성을 평화롭고 솔직하게 표현할 가장 적절한 방법을 찾아 한 걸음 한 걸음 마라톤 인생을 견디며 걷거나 뛰도록 돕는 ‘정서적 친구’가 문화 ODA의 또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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