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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서 글쓰기 강연한 윤흥길 작가 "자신의 삶 자체가 글이 된다"

어휘 선택 등 팁도 제시

▲ 26일 전주금암도서관 교양교실에서 윤흥길 작가가 강연을 하고 있다.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떠도 꼬뿌 없으면 못마셔~.’

 

윤흥길 작가는 고 서영춘 씨의 만담을 강연 주제로 삼아 말문을 열었다. “인생의 바다에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 사이다가 떠있어도 어떻게 마실지 몰라서 못마신다”며 “자신만의 이야기나 장점을 ‘꼬뿌’(컵)로 담아내면 그것이 바로 글이 되고 시나 수필, 소설이 된다”며 많은 메타포가 담긴 ‘사이다’와 ‘꼬뿌’란 단어로 글쓰기를 설명했다.

 

26일 오후 2시 전주금암도서관 교양교실에서 열린 ‘인천 앞바다의 사이다, 무엇을 쓸 것인가’주제의 대한민국예술원 주최 ‘문화가 있는 날 윤흥길 작가 특별강연회’.

 

올해 7월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 된 윤흥길 작가는 진솔한 삶 이야기와 작품활동 등에 대해 쉽고 편안하면서도 사례 중심으로 강연, 글쓰기 방법에 대해 재미나고 감칠나게 풀어 나갔다.

 

“문학은 원래 고백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죄와 허물, 외로움, 슬픔, 기쁨을 외부로 표출하면 자신이 위로받고 구원받게 되며 또한 자신의 구원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다”며 자신만의 절실한 심리상태를 활자화 해 독자와 함께 나누는 집단적인 형식의 구원이 문학에서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체험적인 삶을 쓸 수 있고 이를 소설로 만들 수 있다는 것.

 

특히 소설은 자신만의 체험세계 중 의미있는 것을 골라 뼈대로 삼고 여기에 허구와 상상을 붙여 완성되는 것이라며 청강자들에게 소설 쓰기를 권유했다.

 

글쓰기 팁도 제시했다. “질좋은 쌀이 있어야 맛있는 밥이나 떡, 술이 가능한 것처럼 어휘가 풍부해야 좋은 글이 나온다”며 “우리 전라도식 멋진 수사법인 반어법과 판소리에 많이 등장한 과장법 등 토속적인 어휘를 배가시키고 다른 작가들의 수사법도 익히면서 자신만의 고유 수사법을 개발하면 자신만의 이야기를 소설형식으로 잘 쓸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윤 작가는 “그동안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작품활동을 하면서도 고향을 그리며 고향을 무대로 고향집·사람들·사투리가 담겨진 토속적인 고향 이야기를 써왔다”며 “고향을 피부로 느끼며 마지막 작품을 하려고 내려왔다”고 소회도 표했다.

 

완주에서 거의 칩거하다시피 하며 집필중인 차기작 대하소설 <문신> 도 소개했다. 전쟁터에 나가서 죽어서라도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표시로 새겼던 우리 조상들의 풍습인 ‘문신’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고향으로의 귀소본능을 다룬다고 밝혔다.

 

정읍에서 출생한 윤흥길 작가는 원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지난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회색 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으며,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로 제4회 한국문학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는 ‘완장’과 ‘에미’ 등 많은 작품에서 독특한 리얼리즘의 기법으로 한국 현대사를 예리하게 통찰해냈다. 기행문집 ‘윤흥길의 전주 이야기’를 통해 지역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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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록 chyrr@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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