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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선 수필집 〈더듬이〉…깊이 있는 일상의 기록

인간 연민·자기성찰 꾹꾹 눌러 담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자 출신인 한경선 수필가가 신간 <더듬이> (수필과비평사)를 펴냈다.

 

지난 2009년 첫 수필집 <빈들에 서 있는 지게 하나> 이후로 7년만이다. 약 40편의 글을 탄생시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글마다 치열한 자기성찰을 눌러 담았다. 시 같기도, 소설 같기도 한 수필은 처음 읽었을 땐 낯설지만 곱씹을수록 깊은 맛을 낸다.

 

그는 “요즘은 신변잡기적이고 일기처럼 가볍게 쓰는 수필이 많아지면서 수필이 알맹이가 없는 글이라는 비난을 받는다”며 “사람들에게 내보이려고 쓰는 글인 만큼 문학작품으로서의 깊이와 의미를 충실히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슬며시 베란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좌로나 우로나 아래를 봐도 달팽이가 살아남기 위해 가야 할 길은 아득했다. 어디 둘 곳 없어 허둥대는 달팽이 더듬이를 보니 내가 살면서 방향을 잃고 더듬거리던 날 그 답답했던 느낌이 가슴으로 밀려들어왔다. 지칠 때마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희망을 향한 촉각을 곤두세웠듯이 달팽이도 달팽이답게 살기 위해 더듬이를 끊임없이 닦아오지 않았을까.’(표제작 ‘더듬이’중)

 

몸으로 부딪히면서 겪은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지만 저변에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삶의 깨달음이 깔려 있다. 단편적인 사건에서 출발해 깊은 사유의 세계로 확장시킨다.

 

수록작 ‘단봉낙타’에서는 남편이 걸어가는 길과 인생에 대한 무게를 쌍봉낙타보다 힘이 약하고 오래 걷지도 못하지만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걷는 단봉낙타에 비유했다. 이 작품은 서울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에세이21> 에 수록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니 남들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본 것 같다”며 “독자들이 책을 통해 수필을 문학작품으로써 음미하면 감사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월간지 <수필과비평> 편집장인 한 수필가는 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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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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