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황토 '태' 16·17일 무형유산원…30년 해석 거듭 / 창작극회 등, 셰익스피어 서거400주년 공연 27일까지
도내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극인들이 잇따라 공연을 올린다.
지난 1982년 창단한 극단 황토(대표 김희식)의 레퍼토리작품이자 명품고전작인 ‘태’가 박병도 연출가의 새로운 해석 아래 ‘태2016’으로 재탄생 돼 무대에 오른다. 16일과 17일 오후 7시 30분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
지난 196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창작극회(대표 박규현)와 전북연극협동조합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김정수 극작가가 글을 쓰고 류경호 연출가가 무대를 구성한 ‘셰익스피어&해서웨이’를 공연한다. 27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창작소극장.
한 작품은 고전 발굴작이고 다른 하나는 창작극이지만 두 작품 모두 연륜과 깊이가 묻어난 연극계의 소중한 결실이다.
△시대를 초월하는 명작의 귀환
극단 황토의 대표 레퍼토리 작품 ‘태’는 오태석 극작가의 작품을 지난 1986년 박병도 연출가가 제6회 전국연극제 무대에 재해석해 올린 것으로, 대회에서 문광부장관상 수상과 함께 큰 호평을 받았다. 그 후 ‘오브제 태’ ‘프로젝트 태’등으로 30여 년간 박 연출가의 새로운 해석으로 성장해온 작품이 올해는 전북 무대공연작품제작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태2016’으로 다시 무대에 선다.
14일 오후 8시 전주대 예술관 연습실. ‘태2016’공연을 앞두고 배우들의 연습이 한창이다. 이번 무대에는 초창기 황토의 저력과 연극정신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50대 배우 장제혁 안동철 김희식 이덕형 김덕주와 도내 젊은 연극인 유성목 이미리 지현미, 전주대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 재학생들이 함께 참여한다. 베테랑 배우들의 원숙미와 원작의 무게에 지지 않으려는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 연출가의 날카로운 시선 등이 한데 뭉쳐 날선 긴장감이 서린다.
‘태’ 첫 공연부터 세조역을 맡아 온 장제혁씨는 “20대 때는 패기와 에너지로 밀어붙이려고 했는데 이제는 세조의 인간적 면모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며 “젊은 친구들이 작품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열정적으로 임해줘서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은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잡은 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살육을 감행했던 세조와 사육신 중 한명인 박팽년 가문의 대를 이으려는 한 여인의 몸부림을 다루면서 권력의 힘과 인간 삶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명작은 시대를 초월해 공감을 얻는다. 역사 속 과거를 다루지만 작금의 시대와도 일맥상통한다.
박 연출가는 “작품 속 권력이 제어할 수 없는 생명력은 현재 몽둥이, 화엄병 없이도 도도하게 흐르는 민중의 물결과 같다”며 “그 시대 통치자인 세조의 번민, 심리상태를 현 시국과 교차시켜 감상한다면 작품이 더욱 공감될 것이다”고 말했다.
△셰익스피어 말년의 삶, 작품 되다
연극 ‘셰익스피어&해서웨이’는 김정수 극작가가 지난해 영국에 거주하면서 모은 셰익스피어 관련 역사 자료를 토대로 상상력을 가미해 완성했다. 당대 최고의 극작가로 평가받는 셰익스피어의 서거 400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인간적 면모를 조명한 작품이다.
말년에 고향으로 돌아온 셰익스피어가 부인 앤 해서웨이와 제대로 된 결혼 생활을 할 수 없었던 상황에 대해 술회하는 형식으로 공연을 풀어나간다. 그들에 관한 여러 가지 억측과 그의 왜곡된 삶에 대한 이해가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그의 작품에서 가져온 명대사를 음미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류경호 연출가는 “무대 소품들을 최소화하고, 두 주인공 외에 무대 중앙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검정 타이즈를 입는 등 개성을 억제시켜 주인공의 대사와 몸짓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정수 작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아닌 그의 삶 자체를 이해한다는 것이 상상하기 힘든 내용일수도 있지만, 소탈하기 그지없는 인간 셰익스피어를 그린다는 점이 오히려 특별하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셰익스피어에게 무한한 찬사와 경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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