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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시각으로 본 전쟁의 비극…허수정 미스터리 팩션소설 〈요시와라 유녀와 비밀의 히데요시-조선탐정 박명준〉

“전쟁의 상흔이나 기억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흐려지겠지만 늘 상기하여 반성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만 다시는 그런 비극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전쟁이란 가장 지독한 범죄가 아니겠습니까.”

 

전쟁의 비극을 다룬 허수정 작가의 장편소설 <요시와라 유녀와 비밀의 히데요시-조선탐정 박명준> (신아출판사)의 마지막 부분이다.

 

소설은 ‘박수영이 임진년의 변란을 당하자 적 속으로 들어가 나라를 배반하였으니 형벌을 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윤허한다고 답하였다’는 조선왕조실록의 한 구절에서 시작한다. 1605년 선조 38년, 임진왜란이 끝난지 만 7년째 되는 해이다. 도대체 어떤 곡절이기에 종전 7년후 처벌했을까. 상상의 나래를 편 작가는 일본 오사카에 가서 천수각을 바라보며 줄거리를 잡았다. 일본 에도 시대를 바탕을 두고 상상력을 발휘해 기발하고도 근사한 미스터리 팩션소설(팩트에 픽션을 가미한 소설)을 완성해냈다.

 

‘조선탐정 박명준 시리즈’인 <왕의 밀사> 와 <백안소녀 살인사건> 에 이은 작품이다. 원제는 <제국의 역습> 으로 에도시대의 풍경과 시대적 상황, 풍속 등을 실제와 가깝게 대폭 수정했다.

 

1665년 오사카의 허울뿐인 한 작은 사찰에서 발생한 참살사건에서 촉발된 금서와 그 결말을 쫓는 이야기는 ‘소설 속의 소설’이란 이색 전개로 박진감 넘치게 펼쳐진다. 또 당대의 풍정을 재현시키는 가면음악극 노(能)의 공연 속에 펼쳐지는 아련한 사랑 이야기까지 가미, 아름답고 치열한 서사의 감동까지 갖췄다. ‘시대 미스터리’를 표방한 팩션 소설이 구비해야 될 미덕에다 서사의 힘마저 가진 것.

 

전작 <왕의 밀사> 를 통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유연한 역사인식으로 ‘일본에서 본 조선’이라는 객관적 시각을 표현한 바 있다. 역사는 일방적인 관점으로 보지말고 상대의 입장에서도 볼 수 있는 다양한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저자의 성찰은 이 소설에서도 전쟁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강조한다.

 

작가는 최근 ‘최순실 사태’와 관련, 일본 에도시대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이를 배경으로 한 ‘조선탐정 박명준 시리즈’ 네 번째 소설을 집필 중이다. 내년 여름께 출간할 예정.

 

허수정 소설가는 부산에서 태어나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 전주 신아출판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한국사 뿐만 아니라, 일본사를 비롯해 동북아시아 역사에 천착하고 있는 팩션 작가다. 주요 작품으로는 <바늘귀에 갇힌 낙타> , <소설 김대중> , <해월> , <8월의 크리스마스>, <일지매> , <부용화> , <노량> , <왕의 밀사> , <백안소녀 살인사건> , <비사문천 살인사건> , <이방원 정도전 최후의 전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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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록 chyrr@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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