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곳서… 호남 최대규모
지리산 자락 남원 운봉고원에서 고대 ‘철의 왕국’ 가야시대 제철유적이 확인됐다.
전북도는 운봉고원 일대에서 제철유적에 대한 지표조사를 실시한 결과, 30여곳에서 대규모 제철유적이 발견됐다고 17일 밝혔다.
올해 4월부터 조사에 나선 군산대박물관 발굴단은 백두대간 만복대에서 바래봉까지 뻗은 산줄기 양쪽에 20여곳, 지리산 달궁계곡 일원의 10여곳에 가야계 제철유적이 집중 분포한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바래봉 북쪽 유적은 슬래그(광물 제련 찌꺼기) 분포 범위가 500m에 달하고 보존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리산 달궁계곡의 하점골 제철유적은 남원 운봉읍 공안리, 수철리 제철유적과 함께 범위가 넓고 유구의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진안고원의 장수지역 가야 유적과 함께 호남지방 최대 규모의 제철유적이라는 게 학계의 판단이다. 운봉고원의 제철유적은 삼국시대 백제의 부흥에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백제 무령왕(501~532)은 가야계 소국인 반파국과의 3년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대규모 철산지역인 운봉고원을 복속했다. 이후 백제 무왕(600~641)은 운봉고원을 기반으로 백제 후기 전성기를 이끌었다. 후백제 견훤왕도 철산지인 운봉고원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남원 실상사 조계암터의 편운화상 부도탑에는 후백제 연호인 정개(正改)가 새겨져, 철산 개발이 후삼국시대나 고려 초기까지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내년부터 남원, 장수 등 전북 동부지역 가야 제철유적에 대한 시굴조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