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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관객과의 대화 "공영방송, 권력 감시자 돼야"

전북민언련·전주시민미디어센터 등 마련 / 김진혁 감독·박성제 MBC 해직기자 초청 / 서울 중심 언론 탈피, 지역분권 강화 강조

▲ 20일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7년-그들이 없는 언론’ 무대인사에서 박성제 기자가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가운데가 김진혁 감독. 사진=권혁일 기자

“세월호 참사와 현 국정농단 사태에도 공영방송 언론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의식과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은 분명히 달라졌어요. 촛불을 들고 일어선 국민들이 세상을 올바르게 바꿔가고 있습니다. 공영방송 언론인들이 민주주의를 지켜주는 ‘권력을 감시하는 감시견’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국민들이 채찍질해주고 계속 관심 가져 줘야 합니다.”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의 상영회 및 관객과의 대화가 지난 20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렸다.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전주시민미디어센터가 주최한 행사로, 영화 제작진과 시민들이 영화를 보고 ‘바른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지식채널ⓔ’등을 연출한 김진혁 전 EBS PD가 감독을 맡은 영화는 2008년 YTN과 2010년 MBC에서 정치와 연관된 사장 선임을 반대하다 해직된 언론인 21명의 해직 원인과 항거 과정 등을 담았다. 지난해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은 제17회 영화제 최고 화제작 중 하나로, 해직 기자들의 투쟁과정을 통해 권력과 유착해 언론통제가 관성이 돼버린 공영 방송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를 보며 함께 분노하고 눈물을 흘린 관객들은 제작 의도와 영화 내용과 관련해 공영 방송의 현주소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

 

“7년의 과정을 어떤 관점에서 접근할까 고민했지만 ‘언론’이 관념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그들의 생생하고 강렬한 몸짓을 담는데 주력했어요. 구체적인 과정과 현장을 기록해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언론’에 대한 관심이 커지도록 만들고 싶었죠.”

▲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스틸컷.

김진혁 감독의 연출 의도에 이어 박성제 MBC 해직기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국민들은 이제 공영 언론에 대한 실망을 넘어 기대를 접어버린 상황이에요. ‘기레기’라는 아픈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단어가 정권에 예속돼 있다는 것을 아는 거죠. 더불어 언론의 행태를 비판하는 정보가 넘쳐나고 1인 미디어, ‘뉴스타파’등 대안 언론도 등장했어요. 공영 언론사가 뼈를 깎는 자구 개혁 노력을 해야 합니다. 경영진을 뽑는 구조가 개선되는 등 시스템을 개선하고 언론인들은 반성하고 소명의식을 키워야 해요.”

 

사회자로 나선 박민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실장은 “언론이 역할을 잘 했다면 국민이 광장으로 모일 일은 없었을 것이다”며 “언론이 수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는 광장 역할을 잘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20일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7년-그들이 없는 언론’ 무대인사가 열린 가운데 관객들이 박성제 기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권혁일 기자

행사 후 본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지역 언론에 대한 중요성도 거론됐다.

 

박 기자는 “세월호 참사 당시 중앙 언론에서는 정부의 브리핑대로 보도해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냈지만 목포 MBC에서는 여러 차례 제대로 된 정보를 보내왔다”면서 “언론 구조가 서울 위주로 돌아가는게 아쉽고 지역 분권화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언론의 공정성과 질을 높이는 토대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 가에 대한 답변도 이어졌다.

 

“지금 현장에 있는 후배 기자들은 이미 언론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 입사해 위의 지시에 약할 수밖에 없어요. 부당한 지시를 막아주고 보도만 해서는 깨달을 수 없는 것들을 일깨워줄 허리 역할의 선배들이 필요합니다. 과거 우리의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해직 기자들이 하루빨리 복귀해 후배들을 가르치고 언론사의 제기능을 되돌려놔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습니다.”

 

또한 박 기자는 “선배들이 도제식으로 가르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언론 노조 활동 등 언론 노동자 의식을 가질 수 있는 재교육이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7년-그들이 없는 언론’ 무대인사에서 김진혁 PD와 박성제 기자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권혁일 기자

 

▲ 20일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7년-그들이 없는 언론’ 무대인사 후 김진혁 PD·박성제 기자 및 관객 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권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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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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