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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에 의한, 농민을 위한 삼락농정

▲ 김석준 전북농업인단체연합회장
글로벌 지도자들이 매년 경제 현안과 문제 등을 논의하는 다보스 포럼은 세계경제올림픽으로 불릴 만큼 세계 경제정책, 투자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 다보스 포럼의 핵심 주제는 ‘책임과 소통의 리더십’이었다. 다양한 계층을 포용하는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산물 시장 개방화 이후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농업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중앙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획일적인 정책은 농업 현장에 주입식으로 지원됐다. 그 결과 극히 일부 농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농촌은 탈농과 고령화란 쓰나미 앞에 존립의 위기를 맞게 됐다. 그동안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형식적인 측면이 많았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회의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또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할 때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농민을 위한 정책 수립에 있어 현장에 있는 농민과 소통하고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논의 구조가 있어야 하고, 실제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전북도의 삼락농정위원회는 대한민국 대표 농정 거버넌스로서 선도 모델이 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전북도는 민선 6기 출범 후 ‘보람 찾는 농민, 제값 받는 농업, 사람 찾는 농촌’이라는 삼락농정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 농민단체, 전문가, 정책 담당자 등으로 삼락농정위원회를 구성했다. 조직 구성, 인원 추천 등의 기본적인 것부터 농업인단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농업인의 의견을 반영했다.

 

위원회 운영 초기에는 단순히 통과 의례적인 위원회로 생각하는 위원들이 많았다. 그러나 10여 개의 분과회의가 정기적으로 만나 해당 분야에 대한 현장의 애로사항과 타 지역 사례 등을 살펴보고, 현장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했다. 현안 해결을 위한 각자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개진하면서 함께 공유·공감할 수 있게 됐다. 진정한 협치의 공간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여성농업인 생생카드, 농번기 마을공동급식과 같이 현장 체감도가 높은 사업을 발굴해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모두들 “실현될까?”라고 우려하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도도 그동안 끊임없는 토론과 협의를 통해 정책화해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쌀값 하락,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전염병 확대, 기후 변화 가속화 등으로 농업 환경의 불확실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농업·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진전되고 있는 상황 등 지금 농업·농촌은 최악의 여건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는 삼락농정의 의의와 추진 체계가 시·군까지 확대돼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농업인도 지역 농정에 당당하게 참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학습하고 다양한 주체들과 소통하는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다.

 

전북도 농정 거버넌스인 삼락농정위원회가 전국적인 농정 거버넌스로 발전해 중앙정부가 협치 농정을 통한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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