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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과 포레스트 검프

▲ 이승수 영상영화치료학회 전북지부장

새해 설계를 위한 전북지방우정청과 우체국쇼핑 공급업체 대표자 워크숍은 색다른 이슈로 활기가 넘쳤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있었던 ‘마윈’ 회장의 인터뷰 내용이 화두였다. 그의 ‘알리바바’는 지난해 광군제 때 60억여 개의 상품을 3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배송하고 17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려 우리를 놀라게 했다. 해가 바뀌자마자 다보스에 나타났으니 그의 입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미국에 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그다. 인터뷰 시작과 함께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있자 ‘트럼프에게 시간을 좀 주자.’라며 익살을 부린다.

 

'인생은 험난, 그래도 전진하라'

 

포괄적 글로벌화, 작은 기업들을 위한 생태계 조성, WTO의 약자중심 기능재정립, 세계전자무역플랫폼 구축…….

 

좋은 말이 많이 나왔지만, 나의 관심은 그가 할리우드 진출을 표명한데 쏠렸다. 인류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행복과 건강이란다.

 

“영화 보면 행복해요. 미국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좋아요.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는 돈을 벌기 위해 고래를 잡는 사람은 없다고 했어요.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새우를 잡는다고 했어요.”

 

그래서 자기도 지속해서 작은 사업들을 추진하고 해결해 왔다고 했다. 그리고 강조했다. ‘인생은 험난하다, 그래도 전진하라, 신경 쓰지 말고.’

 

1994년에 나온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1950~80년대까지의 미국의 아픔을 조명한다. 매카시 선풍으로 인한 지식인들의 위축, 흑백분규, 베트남전에 대한 반전운동, 히피 문화, 케네디 대통령 암살, 워터게이트 사건 등.

 

영화가 해결사로 내세운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IQ가 75밖에 안 되는 지적장애인 ‘포레스트 검프’이다. 이 이름은 ‘포레스트 나단 베드포드’에서 따왔다고 한다. 남북전쟁 때 남군을 이끌었던 장군으로 지독한 흑인 박해자이자 노예제도를 고수하려 했던 사람.

 

포레스트는 지능이 모자라지만 달리기 하나는 잘한다. 미식축구 선수가 되는가 하면 월남전에 참전해서 큰 공을 세우기도 한다. 탁구를 배워 국가대표가 되고, 죽의 장막 중국도 다녀온다. 제대 후 새우잡이를 해서 돈을 많이 벌고 정원사로 일한다. 커다란 사건의 소용돌이마다 존재하는 주인공. 이 사람은 어디서든 지거나 죽지 않는다.

 

‘제니’라는 여인이 있다. 포레스트의 애인. 대학을 중퇴한 후 술집에서 노래하고, 반전운동에 참여하며 술과 마약에 빠져 산다. 주인공은 언제든 그녀가 찾아오면 넓은 가슴을 내어준다. 한 시절 미국의 아픔은 이렇게 두 인물로 대비되는데, 급기야 병든 여인은 하늘나라로 간다.

 

'30명 이하 업체가 더 나은 세상을'

 

키 162cm에 체중 45kg. 지방 삼류 대학을 나와 영어 강사로 전전하던 마윈……. 20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중국 최고의 갑부가 되었다. 그는 자신을 포레스트 검프와 동일시했는지 모른다. 이날의 이야기도 큰 틀은 영화다. 30년이 흘렀다. ‘앞으로 30년, 30대, 30명 이하 고용업체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며 인터뷰는 끝난다. 30이라는 숫자에 천착하는 이유가 뭘까. 그가 추구하는 건강과 행복의 실체, 할리우드의 내일, 워크숍에서 귀 쫑긋 세우고 경청하던 전북의 30대 특산품 사업자들의 미래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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