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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 마음 어루만지다…박성우 시집 〈사과가 필요해〉

박성우 시인의 청소년시집 <사과가 필요해> 가 창비청소년문학 77번으로 출간됐다. 박성우 시인은 첫 번째 청소년시집인 <난 빨강> (2010년)을 통해 불모지나 다름없던 ‘청소년시’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을 얻었다. 이번 시집은 <난 빨강> 의 성취를 이으면서 한층 무르익은 시 세계를 보여 준다.

 

오늘날 청소년의 삶에 대한 예리한 포착과 따뜻한 공감에서 길어 올려진 70편의 시가 선물처럼 정성스럽게 엮였다. 특히 아르바이트하는 청소년, 가난과 외로움, 여자아이의 성(性) 등 현실에 단단히 뿌리내린 시들이 다채롭게 실려 있어 새로운 감성으로 마음을 물들인다. 10대 아이들의 구체적인 일상에 밀착해 그 속내를 헤아리고 어루만져 주는 듯한 시인의 진정성이 돋보이며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시는 난해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진지한 문학 소년, 소녀부터 책 읽기를 낯설어하는 독자까지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시집이다.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어쩐지 나는/ 시를 쓰면서 울었던 일만 떠오른다./…/ 앞서간 애들이 있다고 해서/ 너와 내가 뒤처진 길을 가는 건 아니야!”라고 말했듯이 시집에 실린 70편의 시는 대부분 청소년 자신을 시적 화자로 삼고 있다. 현학적인 표현을 줄이고 쉽고 친근한 시어로 쓰였다. “그 무엇이든 박성우의 경험 속에 들어가면 모두 시가 된다”는 안도현 시인의 말처럼, 시인이 예민하게 관찰하고 포착한 청소년의 현실은 ‘시’라는 옷을 입고 생동감 있게 표현된다. 무엇보다 이 시들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까닭은 시인 자신이 청소년의 정서와 감수성에 깊이 동화하면서 10대의 마음을 편견 없이 담아내기 때문이다. 청소년기는 “선생님한테 미친 듯이 혼나”고 “바락바락 악을 쓰며 엄마한테 대들”( ‘사과가 필요해’)기도 하지만, “웃으려고 하면 할수록 눈물이 더”( ‘어느 날 갑자기’) 나고 “인생이란 무엇인가 인생은 짧다는데”( ‘가출 전말기’)라며 진지한 고민에도 젖어 드는 시기다. 시인은 그러한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을 너무 밝거나 어두운 모습으로 왜곡하지 않고, 정직하고 맑은 시심으로 그려 낸다.

 

박성우 시인은 1971년 정읍에서 태어나 원광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거미’가,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됐다. 2009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저작 및 출판지원 사업에 청소년시가 당선되면서 청소년문학을 시작했다. 시집 <거미> , <가뜬한 잠> 등과 동시집 <불량 꽃게> , <우리 집 한 바퀴> 등, 그림책 <암흑식당> 등을 펴냈다. 신동엽문학상, 윤동주 젊은 작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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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록 chyrr@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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