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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성 두번째 시집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 펴내

사라지거나 오래된 것에 머무는 시어들

 

먼 바다까지 끌고 나가서/ 부서지도록 던져놓아도 다시 제 속으로 들어와 새살이 돋게 하는/ 기억들과 손끝에서 왈칵 꽃이 피게 하는/ 달큰한 추억의 시간,/ 어느 것 하나 내 것 아닌 것이 없다. (「풀등」 부분)

 

김경성(55)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 를 펴냈다. 시인은 폐허를 지키는 사람이었다가 날아오르는 천 마리의 새떼를 지켜보는 사람이기도 하다. 치열한 언어적 탐구를 통해 읽어내는 풍경은 생동감 있는 ‘붉음’으로 마침내 도달한다.

 

시인은 만개한 꽃보다 시든 꽃과 시든 꽃이 품고 있던 열매에 시선을 둔다. 이 세계는 시인을 통해 비로소 태어나고, 의지와 표상을 갖는다. 시인은 ‘쓴다’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본질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간다. 김 시인은 시작(詩作) 배경과 관련해 “폐허나 폐사지, 고목 등 사라지거나 오래된 것에 마음이 머문다”며 “그래서 10년 넘도록 관조스님의 사찰 꽃살문 책을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사찰, 박물관 등 꽃살무늬를 찾아다녔다”고 설명했다.

 

박성현 시인은 김경성 시인에 대해 “그는 무한히 펼쳐져 있는 사물들의 관계 속으로 스며들어, 그것의 오래된 습속을 단절시키고 균열을 낸다”며 “그의 두 번째 시집은 시인이 세계와 대면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감각의 실존이며 세계의 내적 표현이자 울음이고 통각”이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2011년 ‘미네르바’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와온>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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