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군산과 전북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작지 않은 역할을 해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군산조선소로 인해 지역 주민 5000여명 이상이 일자리를 얻었고, 1만 5000여명이 그동안 먹고 살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현대중공업이라는 기업이 우리 지역에 일방적으로 베푼 시혜는 아니다. 기업의 이윤창출을 위한 활동이 지역에 대한 기여와 우연하게 연결됐던 것 뿐이다. 지역주민들이 크게 감격하거나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그보다는 그동안 감춰져 있던 현대중공업이 민낯이 최근에 점차 드러나면서 주민들의 반발과 원성을 사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축구장 조성 MOU다.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를 준공한 이듬해인 2011년 6월 군산시와 협약을 맺고 군산시 산북동에 서군산 축구장을 짓기로 약속했다. 군산시가 부지를 매입하면 현대중공업이 50억원을 들여 축구장 2면과 부대시설, 주차장을 짓는다는 내용이었다.
당시의 상황에서 협약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현대중공업이 전북도 및 군산시로부터 받은 투자보조금만도 2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막대한 보조금을 받은 대기업이 지역사회를 위해 그 중 일부를 내놓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런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협약은 지켜지지 않았다. 군산시가 34억원을 들여 2013년 4월에 부지를 마련했지만, 회사측은 그 이후로 5년 동안 시공사 선정을 미루며 부지를 공터로 방치해왔다. 이제는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를 공시한 상황이어서 축구장 건설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주민들로서는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현대중공업 자체의 투자액도 막대하지만, 협력업체들의 투자비용도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 주변에 조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도 수 백억원이 투자됐다. 회사측은 경영난을 들먹이지만, 군산조선소에서는 지난 7년간 70척의 선박을 건조해 6조50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의 애로만을 이유로 아무런 향후 대책이나 계획도 없이 이처럼 알짜 공장의 문을 닫는 것은 막대한 투자비용을 매몰시키고 정당한 이유없이 지역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아무리 기업의 생리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것이라고 하지만, 지역 및 주민과 상생하겠다는 애초의 약속을 생각한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대중공업은 먹튀행위로 지역과 주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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