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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야, 카페야?…책이 있는 문화공간 놀러오세요

커피·맥주 마시며 책 읽고 / 2주마다 도서 진열 변화 / 글쓰기모임·심야 독서도 / 자유로운 쉼터 무인책방

동네 서점이 변하고 있다. 학습 참고서와 전공서적은 없고 인문 도서와 지역에서 만든 책이 선반을 채우고 있다. 또 책만 사고 나가던 곳에 쇼파와 책상이 놓였다. 커피는 물론 시원한 맥주까지 준비돼 있다. 책을 읽지 않아도 보드게임이나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하면 된다. 하나둘 생겨난 정체 모를 동네 책방에 쉴 곳 없는, 갈 곳 없는 청춘들이 모여들고 있다.

 

△ 북스 포즈(Books Pause)

▲ 맥주, 차 등을 마시며 구매한 책이나 직접 가져온 책을 읽을 수 있는 전북대 인근 책맥카페 ‘북스포즈’. 서점 내 분리된 공간에는 다양한 서점 문화를 주제로 한 전시도 열린다.

일시정지라는 뜻의 ‘포즈(Puase)’를 이름으로 내걸었듯 바쁜 일상에서 여유를 찾기 위해 마련된 서점이다. 지난해 10월 전북대 인근에 생긴 이곳은 구입한 책이나 직접 가져온 책을 커피 또는 맥주를 마시면서 읽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북대 출신인 전상민, 김신철, 노유리 씨가 공동 설립자로, 책을 매개로 한 복합문화 공간 또는 휴식공간에 더 가깝다.

 

기본적으로 서점의 기능에 충실했다. 단, 진열된 책이 일반 서점과 다르고 2주에 한 번씩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시의성, 책방 고객들의 수요 등에 맞춰 주제를 정하고, 관련된 책들을 구비한다. ‘전주’를 주제로 한 책이나 완주 책공방에서 제작된 책을 진열해 지역성도 드러낸다.

 

또 대표들은 소비자가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멋진 분위기에서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며 휴식·여가를 즐기는 ‘활동’자체에 대한 소비욕구가 높다고 판단했다. 공간을 카페 형식으로 꾸미고 음료를 파는 이유다.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친근한 문화·휴식·소통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것이 주요 목표인 만큼 자체적인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정기적인 독서·글쓰기 모임과 직장인을 위해 오후 9시부터 오전 3시까지 심야책방도 연다. 밤 12시에는 심야 책방에 모인 사람들끼리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책을 읽다 지루할 땐 보드게임을 하거나 한 켠에 마련된 전시를 보는 것도 추천한다.

 

△ 두권 책방

▲ ‘한 달에 최소 책 두 권만 읽자’를 목표로 매달 주제별로 두 권만 판매하는 전주 고사동에 위치한 두권책방. 무인책방으로 책을 구매하지 않아도 주인이 갖고 있는 책을 읽으며 자유롭게 쉴 수 있다.

‘이곳은 무인으로 운영되는 책방입니다. 책을 읽으셔도 좋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편하게 쉬었다 가세요.’ 전주 고사동에 위치한 문화센터 ‘우깨’가 지난 4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두권 책방’. ‘우깨’사무실을 재단장해 책방을 주 공간으로 꾸미고, 나머지 공간은 청년들이 회의 등을 할 수 있는 사무실이 됐다.

 

원민 ‘우깨’대표는 “연평균 성인 독서량이 9.1권이라는 통계를 듣고 ‘한 달에 최소 두 권은 읽으면서 삶을 풍요롭게 가꾸자’는 마음에 책방을 꾸리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청년들이 구도심(전주 고사동)에 왔을 때 돈을 안 쓰면 갈 데가 없다”며 “돈을 써도 불편한 공간보다 소비를 하지 않고도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는 대안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두권 책방은 인문학자, 예술인, 출판사대표, 여행작가 등 ‘책방요정’이 매달 회의를 통해 판매할 책 두 권을 선정한다. ‘무료한 일상에 예술을’이 주제인 이번 달은 ‘반고흐, 인생을 쓰다’(저자 빈센트 반고흐),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저자 조혜덕)을 판매한다. 하지만 책을 사지 않고 사무실에 비치된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도 상관없다. 이곳이 무인으로 운영되는 이유. “작은 서점은 오래 있으면 주인 눈치도 보이고 책을 사야한다는 압박감도 있잖아요. 온전한 내 공간이 없는 사람들이 그런 걱정 없이 누릴 수 있는 쉼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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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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