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모기 개체 감소 / 공원 등 하루살이는 급증 / 해충 아니어서 방역 안해
#. 지난 주말 여자친구와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김모 씨(33)는 “무슨 하루살이가 이렇게 많냐… 눈에 잘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나타나니 찝찝하다”고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한옥마을뿐 아니라 수풀이 많은 공원과 전주천, 도심 가로수 근처까지 늘어난 하루살이 때문에 불쾌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김 씨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하루살이부터 큰 크기의 하루살이까지 옷에 달라붙기까지 하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하루살이가 불쾌하기만 하다.
최근 수풀이 많은 공원과 천변뿐 아니라 도심 곳곳에 날아다니는 하루살이가 극성을 부리면서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름철 불청객인 모기는 개체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대신 급격히 늘어난 하루살이가 불쾌감을 주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최근 하루살이가 증가한 원인을 기온 상승으로 수온이 상승해 하루살이 유충이 서식하기 좋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반면 모기의 경우 때이른 더위로 출몰 시기는 빨라졌지만, 가뭄으로 개체 수는 줄었다.
올 들어 뇌염모기 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지난 4월 4일이다. 이는 2000년에 비해서는 두 달, 2011년(4월 28일 발령)에 비해서는 3주나 빨라진 것이다. 반면에 모기 개체수는 줄었다. 기온 상승과 적은 강수량으로 모기 유충이 자랄 수 있는 ‘고인 물’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른 무더위로 모기가 일찍 출몰하기는 했지만, 성체가 되기 힘든 환경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모기가 줄어드니 하루살이가 극성이다.
우리나라 하루살이 종류는 50여 종으로 몸통이나 날개 등의 차이로 종이 달라진다. 크기는 작은 종류는 5㎜에서 큰 종류는 20㎜가 넘는 경우도 있다.
‘하루살이’라는 이름처럼 수명은 길지 않다. 이틀에서 사흘 정도 살다가 죽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몸집이 제법 큰 ‘동양하루살이’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동양하루살이의 경우 20㎜ 안팎의 크기로, 중대형에 속하며, 꼬리가 상당히 길고 날개도 커 징그럽게 보인다.
문제는 하루살이가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지만 제대로 된 방역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해충이 아니므로 방역당국이 굳이 방역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살이는 1~2년 동안 유충으로 살지만, 성충은 입이 퇴화해 2~3일 정도만 살다가 교미하고 산란한 후 죽는다. 이 때문에 사람을 물거나 전염병을 옮기지 않고, 사람들에게 위생상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귀찮은 존재이긴 하지만 방역까지는 하지 않는 것이다.
전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하루살이의 경우 해충으로 분류하지 않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방역하지는 않고 민원이 들어올 때 나가서 방역하는 형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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