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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천이두 선생 추도시] 이제 나도야 간다

▲ 이운룡

하남何南 천이두千二斗 선생님이 가신다.

 

아무 말씀도 없이

 

손 한 번 흔들어 주지도 않으시고

 

말씀이 너무 많아 말문, 눈물 다 거두시고

 

몸과 마음으로 말한다는 소리조차

 

꾹꾹 눌러 담고 가신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가신다.

 

언제 오겠다는 약속도 없이 가신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검은 리무진을 타고

 

성당 문을 나와 사라지는 쪽이 가는 길이란다.

 

그래도 거기가 어디인지 여쭈어보았으나

 

다들 알고 있다고 묵묵부답이시다.

 

영원 그 너머 무한 시공이라는 말씀도 없이

 

한때 가는 곳이 어찌 남쪽이냐 하더니

 

끝내는 이 땅의 별이

 

일천 개 하늘의 별이 되었다 한다.

 

대낮에도 반짝반짝 눈 깜짝이는 별빛,

 

그게 내 마지막 천상의 말이라 하신다.

 

별 하나가 천개의 별이 되어

 

우주를 밝히신다는 말씀을

 

이제야 형형한 빛으로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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