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서부신시가지에 조성된 ‘전주 비보이광장’이 이름값을 못하는 모양이다. 광장조성 1년이 다 되도록 비보잉 관련 행사 한 번 제대로 열리지 않았단다. 아까운 예산을 들여 만든 공간을 사장시켜서야 될 말인가. 처음부터 잘못된 공간 배치 때문인지, 전주시의 관심 부족 탓인지 따져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주 서부신시가지의 중심 상업지역 내 비싼 땅에 젊음과 문화 콘텐츠가 어우러질 있도록 광장을 만든 것이 비난을 살 이유는 없다. 오히려 삭막한 도시 한복판에 젊은이들이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일이다. 특히 전주시가 전국 첫 비보이 그랑프리 대회를 개최하면서 ‘비보이도시’로 이미지를 심어왔기에 비보이 광장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운영 과정에서 그 취지나 의미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광장은 상가연합회 등에서 몇몇 행사를 하는 장소로 쓰일 뿐 비보이 관련 행사는 거의 없다. 지난해 열린 ‘전주 비보이 그랑프리’장소도 이곳이 아닌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이었으며, 대회 연계 프로그램도 없었다. 상설 공연은 고사하고 거의 빈 상태란다. 부지 2000㎡에 공사비만 7억5000만원이 투입된 공간이 아까울 따름이다.
이런 상황에 이른 데는 광장 자체가 비보이 공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위와 더위를 막지 못하고, 무대가 좁아 비보잉을 하기에 안전 문제를 비롯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전주시도 비보이 광장이 전반적으로 정교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애초 주민들의 쉼터 형태의 근린광장을 염두에 뒀으나 명칭제정위원회에서 ‘비보이광장’으로 이름을 정했기 때문이란다.
전주시의 이런 해명으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비보이는 2000년대 중반 전주에서 활동하던 ‘라스트 포 원’이 세계적인 비보이경연대회에서 우승하며 국내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비보이 댄스를 전공으로 하는 실용무용학과나 학부가 신설되고, 교양과목으로 개설하는 등 저변도 크게 확대됐다. 전주시가 2007년 전국 첫 비보이 그랑프리 대회를 개최하면서 한때 전주의 새로운 문화코드로 발전시킬 것이란 기대를 줬으나 이마저 몇 년 전부터 시들해졌다.
이제라도 ‘비보이 광장’의 기능 재정립이 이뤄져야 한다. 비보이 무대로 활용하는 데 문제가 있다면 보완하고, 그게 어렵다면 명칭을 바꿔서라도 새 활용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도저도 아닌 채 어정쩡하게 놓아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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