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옥
모악령 허리 둘러
골골 모아 흐른 물결
삼천내 이루었다
꽃창포 노란 꽃잎
구름 되어 일렁일 때
어린 갈숲 새로 핀다
대백로 해오라기
치오르는 고기 반겨
꿀 먹은 듯 서있고
세월 가는 소리 조올 졸
시름도 냇물에 띄워
맑은 아침 맞으리라
△세월과 냇물은 거슬러 되돌아올 수 없다. 삼천은 물고기를 꼬나보고 있는 해오라기의 한쪽 발을 감고 돈다. 빛바랜 찔레꽃잎을 훔쳐보다가, 어설픈 해당화는 다홍 치맛자락에 훔쳐 모은 햇살에 정(情)을 풀어놓고 있다. 노란 꽃창포는 천년 전주의 단오 풍경을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낙들이 빨래를 하며 수다를 떨던 이야기를 기억하는 듯 냇물은 소리를 안으로 품고 흐른다. 쉼 없이 오늘과 내일을 이어가고 있다. 시름 대여섯 필 둥둥 떠내려간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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