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이 전국소년체육대회에 대한 현장 조사 결과, 아동 학대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5일과 26일 익산과 군산·전주·고창·정읍·완주 등지에서 열린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경기장과 숙소에서의 학생 인권침해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감독이나 코치들이 경기 중인 어린 선수들에게 “이 ××, 똑바로 안 뛰어” “시합하기 싫어. 기권해 인마” “그걸 경기라고 했냐” 등 강한 질책과 욕설이 이어졌다. 심지어 관중과 학부모들까지 지켜보고 있는데도 이러한 언어 폭력과 인격 모욕은 거리낌 없이 자행됐다. 지도자들의 이런 행태는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일상적이라는 게 더 큰 문제다. 스포츠맨십은 없고 오직 승부욕만 가르치는 스포츠계의 잘못된 관행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일부 남성 코치나 심판들이 여자 선수들과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는 것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는 것. 코치가 여학생의 목이나 어깨를 껴안고 이동하거나 경기 위원이 여중생 선수의 허리를 잡기도 했다. 이러한 과도한 신체 접촉행위는 자칫 성폭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인권위 관계자의 지적이다. 또한 탈의시설이 없어 어린 선수들이 자동차 안이나 화장실 복도 관중석 등지에서 옷을 갈아입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밝혔다.
숙소도 이른바 러브호텔로 불리는 모텔이 많았다. 욕실 문이 없어 안쪽이 그대로 노출되거나 실내 인테리어가 어린 선수들이 머물기에는 부적절한 곳도 있었다. 여기에 남자코치가 여성 선수들을 인솔하면서 여성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아동 인권의 사각지대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매너와 에티켓이 기본인 스포츠 대회에서 아동 폭력과 학대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승부욕만 조장하는 행태는 비신사적이다. 예의를 갖추고 상대를 존중하며 정정당당하게 페어플레이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 스포츠맨십이다.
체육계와 행정 당국은 아동과 청소년이 즐기면서 맘껏 뛸 수 있는 스포츠 제전이 되도록 소년체육대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아동 인권보호와 성폭력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스포츠 축제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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