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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전주' 교과서 오류투성이

무엇이든 처음 배울 때 정석을 익히지 않고 잘못된 것을 체득하면 훗날 이를 고치는 게 무척 어렵다. 특히 어린 시절 터득한 지식이나 기술 등은 평생 견고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내용을 잘 배워야 한다. 그런데 전주교육지원청이 발간한 지역 사회 교과서 ‘우리 고장 전주’가 맞춤법·띄어쓰기 등 우리말 쓰기 오류가 수두룩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우리 고장 전주’는 전주의 문화유산·역사·생활 모습 등 지역에 대한 학생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만든 초등학교 3학년 수업 보조 교재인데 자칫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틀린 우리말 쓰기에 익숙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혜인 교열 전문가가 올 1학기 ‘우리 고장 전주’(전체 62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오·탈자 및 띄어쓰기, 비문 등의 오기가 70여 곳이나 발견됐다. 사실 대학교수가 철자나 어법을 틀리게 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대학생 정도 되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알게 되고 본질적인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소한 부분도 온갖 신경을 다 써야 한다. 교재를 보면 ‘단옷날’을 ‘단오날’로, ‘쉼터가 어우러진’을 ‘쉼터가 어울어진’으로, ‘예, 아니요’를 ‘예, 아니오’로 쓰는 등 기본적인 맞춤법조차 틀렸다고 한다. 몇 가지 사례에 불과할 뿐 쉬운 띄어쓰기 오류도 보였다. 띄어쓰기나 비문이 수십 건이나 됐다.

‘지역 교과서’가 전주뿐 아니라 도내 다른 시·군에서도 제작되고 있는 만큼 차제에 전수 조사해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 한 가지 사례를 더 들자면 완주교육지원청에서 발간한 ‘우리 고장 완주’에서도 맞춤법·띄어쓰기 오류가 약 100곳에 달하는가 하면, 본문 그림에서 한복 옷고름 방향을 반대로 그리기도 했다.

“현직 초등 교사들이 글을 썼고, 중학교 국어 교사 두 명이 교열을 봤기 때문에 문제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전주교육청의 설명은 구차하다. 이번 기회에 올 2학기 교재 전반에 대해 혹시 문제는 없는지 수정하고 더 꼼꼼히 교열을 보는 게 너무 당연한 일이다. 집필·검정 등 사업 단계 전반에 걸쳐 완성도를 좀 더 높여야 한다.

가뜩이나 한일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한글을 비롯한 우리 고유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교육 당국은 “글자 좀 틀린 게 무슨 대수냐”는 안이한 인식에서 탈피해 교육백년대계를 위한 정밀한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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