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새벽 전주 서노송동 여인숙 화재로 여성 2명 남성 1명 사망
여인숙 관리인과 남성, 폐지 주우며 월 12만원에 장기 투숙
입출구에 산더미처럼 쌓인 폐지로 불길 가속화, 탈출구 막아
전주시내 한 여인숙에서 새벽에 불이 나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참변을 당한 피해자 가운데는 폐지를 주우며 이곳에서 ‘달방’ 형태로 살던 남녀 노인이 포함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9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전주시 서노송동 한 여인숙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졌다. 신고를 받고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 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29대와 인력 86명을 동원해 2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지만 끝내 생명을 구하진 못했다. 이 불로 여인숙 건물(72.9㎡)이 모두 불타고 무너져 내렸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새벽 갑자기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펑, 펑, 펑’하는 폭발음이 들린 뒤 거센 불길이 여인숙을 휘감았다. 경찰은 불과 함께 부탄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인숙은 본체로 추정되는 목조 건물 1동과 ㄱ자 형태로 길게 늘어진 단층 건물(목조-슬라브) 구조로 지난 1972년 사용 승인을 받은 노후 건물이었다. 그러나 ‘주택’으로 등록돼 그동안 소방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진압후 여인숙 내부 객실에서는 불에 탄 시신 3구가 발견됐다. 관리인 김모 씨(83·여)와 태모 씨(76)가 잠을 자다 참변을 당했다. 다른 시신 1구는 신원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40대 중국인 여성(조선족)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씨와 태씨는 폐지를 주워 팔며 매달 12만원의 투숙비를 충당하는, 속칭 ‘달방’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변은 김씨와 태씨가 마당에 쌓아놓은 폐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불길이 순식간에 폐지로 옮겨 붙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를 이들이 들이마셔 숨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불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보다는 화재에 의해 발생한 일산화탄소로 먼저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해 감식을 벌일 방침이며,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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