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과 맞아떨어져
"정 후보, 국회 경험과 산자장관 역임…즉각 국정운영 가능 경제통"
정 후보, ‘내년 총선’ 입장 고수…대통령 뜻 접하고 선회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총리 후보로 지명한 배경은 ‘경제’와 ‘협치’라는 정 전 의장의 이미지와 문 대통령의 중반기 국정운영 방향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17일 총리 후보 지명을 발표하면서 정 전 의장에 대해 “정 후보자는 경제를 잘 아는 분”이라며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며, 참여정부 산업부장관으로 수출 3000억 불 시대를 열었다”고 소개했다.
또 “6선의 국회의원으로 당대표와 국회의장을 역임한 풍부한 경륜과 정치력을 갖춘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런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가 정 후보자라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후반기 국정운영의 초점을 ‘경제’와 ‘협치’에 맞추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대목으로 읽힌다.
실제 정 전 의장은 국회의장과 당 대표, 원내대표를 두루 거친 6선 의원이자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거치는 등 행정부 경험도 갖추고 있다.
특히 대학(고려대) 졸업 후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17년간 재직하는 등 민주당 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입지를 다진 정 전 의장은 민생 챙기기 및 경제 활성화 등 문재인 정부 집권 중반기 핵심 국정과제를 수행하기에 최적의 인물로 평가받는다.
문 대통령의 정 전 의장에 대한 이같은 생각은 (총리 후보 지명) 발표 후 청와대 3실장(비서실장·안보실장·정책실장)과 나눈 대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총리 후보 지명 발표 후 춘추관 대기실에서 3실장과 이야기를 나눈 것을 전하면서 “‘(문 대통령은) 정 후보자가 고마운 결단을 했다’는 말씀과 국회의장으로서 여야를 운영해왔던 경험, 그리고 협치의 능력을 높게 평가해서 비상한 각오로 모셨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강조점이 ‘협치’에 주로 있었고, 여야를 잘 협조할 수 있는 그런 인물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회 상황도 막판 변수가 됐다.
당초 청와대는 국회에서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방향이 잡힌 뒤에 인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여야 합의가 난항을 겪자 이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국정 분위기 쇄신을 위해 시간을 더 끌기 어렵다는 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낙연 총리의 ’역할‘을 위해서는 청문 일정 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정 전 의장으로 최종 낙점되는 과정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애초 유력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4선의 김진표 의원이었다.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 출신으로 후반기 경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 더해 중진 의원으로서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의 잡음도 최소화할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였다.
비슷한 시기 같은 당 원혜영 의원이나 진영 행안부 장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긴 했으나 김 의원이 가장 유력했다.
그러나 이달 초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노동계 등 진보진영에서 반대 여론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급반전됐다.
이런 기류 속에서 김 의원이 이달 초 스스로 총리직 고사 의사를 청와대에 전달하면서 정 전 의장 카드가 급부상했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청와대와 여당의 수차례에 걸친 총리 의향 타진에도 내년 총선(종로구) 출마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다가 청와대 핵심 참모 및 민주당 내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직접 정 전 의장을 수차례 설득하며 문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자, 이달 11일 청와대에 검증동의서를 제출하는 등 사실상 총리직 수락의 뜻을 전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