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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신간] ‘미당 서정주 조카’ 이주리 작가가 전하는 철학적 사색

수필집 '고통과의 하이파이브' 발간
“시적 수필로 담아낸 인생 철학의 고백성사”

“시인이자 수필가 이주리는 한 송이 꽃이다.”(사공정숙·수필가)

인생 육십갑자 한 바퀴가 곧 돌아오는 여성, 노동부 전주고용센터 직원, 미당 서정주 시인의 조카. 이주리 작가가 최근 수필집 <고통과의 하이파이브> (수필과비평사)를 펴냈다.

<고통과의 하이파이브> 는 작가 특유의 ‘카랑카랑한 철학적 사색’이 돋보이는 독백의 결정체다. 삶에서 건져 올린 개성 강한 다양한 소재를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절제된 언어로 진솔하게 다뤘다. 교보문고 독자 리뷰처럼 한 개인의 체험을 통해 사회문제를 다룬 작가 고백서이다.

크게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 책엔 섹션마다 6편씩 모두 24편의 글이 실려 있다. 자존심으로 남편을 떠나보내고 자식 두 명을 홀로 키운 직장인 여성가장 작가의 삶의 애환이 동영상처럼 생생하게 그려졌다.

여느 사람이라면 무심코 지나칠 법한 ‘보통의 일’에 휴머니즘적 사색과 철학적 관찰을 더해 마치 시처럼 수필을 토해냈다. 전지당한 정원 목련나무를 보고 쓴 글을 보자. “잔인한 전지. 마음껏 햇빛 속에 가지를 펼치지 못하고 네모반듯한 기준만 있는 정원사에게 싹둑싹둑 삭발당한 목련. 저 획일적인 틀, 틀, 틀! 영혼의 자유를 구속하는 가차 없는 가위질. (중략) 얼마나 안으로 몸부림을 쳤으면, 얼마나 영혼의 굴레에 속앓이를 했으면, 가지에 저리 몽글몽글 사리를 달고 있을까?”

딸이 시험에 불합격해 절망하고 있을 때 이 작가는 “저 꽃들을 봐라. 저 꽃들은 창피하다고 해서 봄에 꽃 피우기를 그만두지 않는다. 저 돌들을 봐라. 햇볕이 뜨겁다고, 아프게 밟힌다고, 저 자리를 피하지 않는다. 내 딸이 저 꽃들만큼만, 저 돌들만큼만 살아갈 수 있다면 (후략)”이라고 적었다.

아름다운 어휘 구사력으로 주옥처럼 다듬어낸 표현은 “한편 한편의 글이 전부 시나 다름없다”는 평을 듣게 한다.

라병훈 문학평론가는 머리말에서 “모성적 휴머니즘으로 표백된 사색과 응시, 시적 수필로 담아낸 인생 철학의 고백성사”라고 내용을 압축하고 있다.

 

‘언어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가진 이주리 작가는 미당의 생질로 “철철 넘치는 문학적 감수성과 탁월한 언어 구사력 디엔에이(DNA)를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6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부문에 당선됐으며, 2007년 현대문학 수필작가회 e-수필 신인상, 2009년 현대시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도공과 막사발> (현대시문학, 2009)이 있다.

국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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