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코로나19 브리핑 현장 맹활약하는 이이쁜 수어통역사
최근 수어 통역사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브리핑 현장마다 전면에 나서 청각장애인들의 귀가 되어주는 맹활약을 펼치면서 K방역의 또다른 숨은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오전 익산시청 상황실.
정헌율 익산시장이 긴급 브리핑을 가졌다.
지난 15일 5명의 확진자가 나온데 이어 17일 또다시 5명(해외입국자 1명 포함)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사흘 새 1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고위험시설 폐쇄 등 고강도 방역체계 돌입에 따른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을 당부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날 정 시장 만큼이나 많은 주목을 받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정 시장 옆에서 브리핑 내용을 수어로 전하는 익산시 수어통역센터 소속의 이이쁜 수어통역사(52)다.
정 시장의 브리핑이 시작되자 그의 손이 바빠졌다.
손만 바빠지는 것이 아니라 입 모양과 표정, 눈빛까지 빠르게 변했다.
정보 접근성이 취약한 청각 장애인들의 귀가 되어 중요한 정보와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고도의 집중을 통해 한 문장 한 문장에 혼신을 다했다.
수어는 손동작을 비롯해 입 모양과 표정, 공간 등을 활용해 전달하는 언어다.
얼굴 표정을 비롯해 입술 모양, 눈썹의 움직임, 몸의 방향까지 섬세하고도 다양한 구성 요소들이 모여야 정확한 수어가 완성된다.
따라서 코로나19 브리핑은 중요도 만큼이나 난이도가 높은 통역 현장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다른 브리핑과 달리 급박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사전 자료를 검토할 시간 조차 없다.
특히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이름 같은 의학 용어와 코호트 격리 등 행정용어까지 다방면에 걸친 내용이 실시간으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부담감 또한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상당하다.
게다가 오로지 수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표정과 손짓을 함께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좁은 브리핑장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고충이 따른다.
물론 시각이 분산되지 않게하기 위해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어야 하고 짙은 화장과 장신구 착용도 피해야 한다.
올해로 20년차를 맞는 이 수어통역사는 “말할 때 억양이 있듯 수어에서는 표정이 그 역할을 해요. 얼굴을 찡그리거나 고개를 갸웃하는 것도 모두 의미가 있어요. 손동작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얼굴을 가리면 의미가 절반밖에 전달되지 않아요. 수어통역사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예요.”
그러면서 “청각장애인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고 이를 계기로 수어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어 많은 보람을 느껴요. 앞으로도 정보에 소외될 수 있는 청각 장애인들과 수어에 더욱 많은 관심과 배려가 당연한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익산시는 지난 8월28일 부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긴급 현안 브리핑이 있을때 마다 수어 통역사 배치를 통한 수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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