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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도 경영이다

권택 전북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관

권택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농촌지도관
권택 전북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관

올 봄 저온현상과 기나긴 장마로 농작물 수확기에 생산량, 품질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맥류인 밀의 피해가 심했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내년도 맥류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 사전에 시·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서 맥류 종합컨설팅 수요조사를 실시하여 현장 방문 교육을 실시했다.

현장 종합컨설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핵심은 파종시기, 파종량이다.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연구관를 초청해서 20년산 맥류생산 기상환경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이에 따른 재배기술로 최적의 투입으로 최대의 결실을 얻는 방향을 제시했다.

참여한 맥류단지 농업인들이 모두 공감했다. 우리 지역의 맥류 파종시기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0월 26일부터 11월 5일까지 최적시기로 1필지(4,000㎡)당 파종량은 60~80kg를 살포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맥류파종 현장에서 10월 5일부터 파종하고 파종량도 일부 농가에서는 120kg까지 살포했다. 작년도 기상여건에 적용해보면 일찍 파종한 보리가 따스한 겨울날씨에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이삭이 적기에 파종한 포장보다 일찍 형성이 됐다. 이 시점에 저온기간이 되면서 이삭분화기에 저온의 영향을 받아서 불임립이 발생하고 출수기, 개화기도 일찍 파종한 포장에서는 생육이 빨라서 늦추위에 영향을 입게되어 수량이 감소했다.

또한 파종량이 많으면 단위면적당 개체수가 많아서 밀과 밀, 보리와 보리가 서로 양분과 공간의 경합으로 연약하게 성장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진딧물이 흡즙하기 좋은 여건과 병해의 저항성이 떨어지게 된다. 20년산 맥류생산 현장을 방문해서 탐문한 결과, 일찍 과밀하게 파종한 논 포장에서 저온피해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적기에 파종한 포장은 평년작을 얻었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재배작형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적정량을 파종하여 경영비 절감과 소득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토양 수질 식물체 가축분뇨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적정 시비 처방서를 농업인에게 제공하여 과학영농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기상청에서는 지역별 날씨 안내와 장기 예보까지 서비스하는 만큼 농작물의 파종작업, 병해충방제, 수확시기 예측 등을 농업인이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종합컨설팅과 맥류 적기파종 현장기술 지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은 농업인들이 관행농업에 많이 의존하고 있고 여러 가지 환경요인 등에 적극 대응하려는 마음의 여유가 적은 듯하다.

영농현장에서는 농업인이 생산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수량증대,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하여 고가의 농자재를 투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고품질 농산물이 생산되었다하더라도 그 이후의 판매유통까지 멀리보고 진행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생산비 부담이 늘어난다. 또한 늘어난 농산물의 유통을 위한 포장 가공 등을 위한 로드맵을 설정하고 적절한 비용으로 가치를 높여 조수익 증가를 꾀하여야 한다. 올 11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하게 예보되어 맥류 파종은 평년보다 다소 늦추어서 파종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물론 지역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시·군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다.

농업도 경영이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고, 많이 투자하고 제값을 받지 못하는 영농보다 적절한 농작업을 통해 최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경영주로 변화해야 한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업 경영을 위해 다양한 시범사업과 현장컨설팅, 맞춤형 교육, 토양검정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농업인들의 소득이 안정되어서 보람찾는 농민, 제값받는 농업, 사람찾는 농촌 구현에 진력할 것이다. /권택 전북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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