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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화백 초대전 ‘꽃 창살 앞에 핀 망초’

7월 25일까지 군산근대미술관
그림자 시리즈 등 60여점 전시

왼쪽부터 이승우 화백과 그의 작품 ‘꽃 창살로부터’, '망초의 계절'.
왼쪽부터 이승우 화백과 그의 작품 ‘꽃 창살로부터’, '망초의 계절'.

고희를 넘긴 이승우 화백은 원로작가다. 그러나 그는 “원로란 말이 죽음 다음으로 싫다”고 말한다. 이제 조금은 쉬어갈 법도 한데 날마다 작업에만 전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화백은 아직도 현역이자 청년미술가다.

제자인 문리 미술평론가는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선생님은 미술판에서 의연한 모습으로 지적 동기를 부여한 화수분이었다. 넓고 깊은 문학적 소양과 예리한 감성으로 쓴 평론, 해박한 전문성과 유머를 겸비한 강의, 줄기차게 이어온 창작 활동으로 전북 화단에서 현대미술운동의 선봉에 서 있었다”고 했다.

최근 10년 동안 잠까지 줄이며 창작 활동에 매진해온 그는 지난해에만 네 번의 기획 초대전을 펼쳤다. 매번 새로운 작품을 제작해 초대전 일정을 소화한다는 것이 웬만한 열정과 집중력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인데, 촌각을 아껴 특별한 전시를 꾸려왔다.

현재는 군산근대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그의 연대별 주요 작품 총 60여 점을 총망라하는 전시다.

1980~90년대 ‘그림자 시리즈’는 장지나 캔버스에 갈색을 바르고 말린 뒤 더 어두운색을 칠하고, 구겨진 종이로 찍어내는 기법으로 그림자를 통해 시원적인 원형을 추적해 가는 작업을 했다.

재현 회화에 대한 반동과 풍자를 곁들인 ‘이내 사라질 당신의 초상’은 주변의 물체를 모두 담고, 거울 위에 인간 형상을 매직펜으로 가볍게 드로잉한 것. 모든 것은 변하고 사라진다는 철학적 고백이 짙게 배어있는 작품이다.

2000년대 ‘꽃 창살로부터’는 개인과 사회, 성스러움과 세속의 엄숙한 경계를 가르면서 치장한 꽃살문을 탐구했다. 종이테이프로 격자를 만들고, 그 위에 칠하고, 떼어내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서 시간과 공간의 흔적들을 녹여냈다.

최근에는 꽃 창살의 이미지 위에 아무도 돌보지 않는 척박한 땅에서 홀로 자라서 꽃을 피우는 망초를 교차시키고 있다. 메마른 대지를 딛고 폭염 속에서 제자리를 지키는 망초들이 묵직한 울림을 준다.

군산시 대야면에서 태어난 이 화백은 원광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미술협회 군산지부장을 역임했다. 서울대·인하대·군산대 등에서 30여 년간 출강했다. <미술을 찾아서> , <색채학> , <아동 미술> 의 저자이기도 하다.

전시는 오는 7월 25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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