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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전봉준 장군의 숨겨진 가족사

송정수 전북대 명예교수 ‘전봉준 장군과 그의 가족 이야기’ 출간
증손자 ‘전장수’ 씨 증언 토대로 전봉준 장군의 가족사 전모 조명

윗줄 왼쪽부터 전봉준 장군, 장녀 전옥례 씨, 손자 전익선 씨 / 아랫줄 왼쪽부터 외손녀 강금례 씨, 손부 김연임 씨, 증손자 전장수 씨.
윗줄 왼쪽부터 전봉준 장군, 장녀 전옥례 씨, 손자 전익선 씨 / 아랫줄 왼쪽부터 외손녀 강금례 씨, 손부 김연임 씨, 증손자 전장수 씨.

“사료는 역사 연구의 기본 자료지만 모든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송정수 전북대 명예교수가 지난 7일 출간한 <전봉준 장군과 그의 가족 이야기> (혜안)에 나온 표현이다. ‘증손자의 증언으로 새롭게 밝혀지는’이란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인간 전봉준을 집중 조명한다.

부제처럼 송 교수는 증손자 전장수(1958년생) 씨의 증언을 중심으로 사료가 전하지 않은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장군의 선대가문, 전봉준의 소년기 일화, 아내와 자식 이야기, 혈손들의 행적, 여동생의 이름 등이다.

특히 전봉준 장군의 가족사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던 여동생의 이름이 전고개(1861~1951)로 증언된 사실은 눈길을 끈다. 전고개는 동학농민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사발통문에 서명한 20명 중 한 사람인 정읍 지역 두령 손여옥의 부인 이름이다.

전장수 씨가 전봉준 장군의 생가로 알려진 고창 당촌을 방문한 사실도 흥미롭다.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인 1994년을 전후해서 생가를 두고 학자들 사이에 논쟁을 거쳐 확인됐는데, 이를 다시 재확인시켜줬기 때문이다. “당촌 마을의 진입로가 현재와 달리 남쪽에 있었고, 소나무 숲을 지나 들어갔으며, 집 모양은 일자집”이라는 증언 역시 자세하다.

전장수 씨의 조부와 부친이 달성 서 씨에 대해 반감이 강했다는 사실도 관심을 모은다. 전봉준에게 사형판결을 한 재판장이 법무대신 서광범이어서다. 재판장 한 사람이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생사여탈을 결정하진 못하지만, 후손 집안에서는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여겨졌다는 이야기이다. 이로 인해 부친 전익선 씨는 부인인 서 씨와 이혼까지 했다.

송 교수는 책에서 그간 조명받지 못했던 전봉준 장군의 자녀와 후손의 고충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한다. 전장수 씨가 지난 2005년 유족 등록이 반려된 일을 조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전 씨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후 경남도청에 유족 등록을 신청했으나,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송 교수는 “책 출간을 계기로 조속한 시일 내에 유족으로 등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송 교수는 책에 전장수 씨의 증언만 채록해서 소개하진 않았다. 전봉준 장군과 그 가족에 관한 각종 문헌자료를 망라해서 검토하고 실증연구를 수행했다. 책 뒤에는 많은 주석을 붙여 논지 전개의 근거를 밝히며 전문 연구의 형태를 취했다.

저자인 송 교수는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학과에서 문학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교수를 지냈고, 현재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다. 저서로는 <베일에서 벗어나는 전봉준 장군> , <중국근세향촌사회사연구> , <중국 정사 외국전이 그리는 세계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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