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도 인생의 골목길을 꾸불꾸불 따라가 봐야 인생의 집에 다다를 수 있다//두방리에는 꽃꼬리새가 산다 두방리의 꾀꼬리 울음소리가 모두 단풍 들어야 두방리의 가을이 온다 두방리의 낙엽 밟는 소리가 들린다 두방리에 첫눈이 내린다”(‘두방리에는 꽃꼬리새가 산다’ 일부)
자연이 살아 있는 마을, 모악산 자락 두방마을에 새 둥지를 틀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지내는 장욱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두방리에는 꽃꼬리새가 산다> (천년의 시작)를 펴냈다. 두방리에는>
이 시집에는 대자연 속에서 진리를 깨닫는 과정을 보여 주는 78편의 시가 담겨 있다.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삶을 꾸려 나갈 때 얼마나 행복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지를 다양하게 표현했다.
“모든 쉼이 괴목 그늘 아래 눕는다 늙은 팽나무 잔주름 사이로 따스한 아픔이 여울져 하루가 고와지고 있다//썩고 텡 빈 줄기 바람만 가득하여 마음 가운데 홀로 된 고목들의 공허 쓰러져 누울지라도 가슴엔 하늘 소리”(‘두방리 서정시’ 일부)
시인은 자연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인간의 생사에 대한 비유로 인식한다. 홀로 된 고목을 보며 공허와 생의 덧없음을 발견하거나 남은 생을 온몸으로 흔드는 꽃의 모습에서 삶의 뜨거움을 느끼고 반성한다. 자연을 그대로 받아적은 듯한 시집은 삽화 없이도 두방리의 삶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시집의 해설을 맡은 차성환 시인은 이번 시집을 “모악산 동쪽 기슭에 있는 청정 지역 두방리에서 보내는 편지”라 칭하며, “편지의 행간마다 두방리의 숲길이 펼쳐지고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수행한 시인의 명상과 사색이 오롯이 담겨 있다”고 평했다.
장욱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외로움은 행복이었다. 시를 쓸 수 있기에……. 이보다 더 나를 나답게 한 적은 없다”며 “흰 커피 잔이 참으로 편안한 친구였다.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야기도 하고, 웃어 주기도 하고, 눈물을 펑펑 붓어 주기도 했다. 온전히 나를 사랑한, 나에게 빠져본, 나와 함께 한 날들이 두방리 생활이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전주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8년 월간문학 시인작품상 당선과 1992년 문학사상 신인발굴대상 당선으로 등단했으며, 풍남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시집에는 <사랑살이> , <사랑엔 피해자뿐 가해자는 없다> , <겨울 십자가> , <조선상사화> 등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조선상사화> 겨울> 사랑엔> 사랑살이>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