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희망연대, ‘대자보(대중교통 · 자전거 · 보행자) 살리자’ 주제로 포럼 개최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자동차 아닌 사람 위한 도시설계 중요성 역설
‘차 없는 도시’ 스페인 폰테베드라 등 국내외 사례 소개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구감소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위한 도시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정석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난 28일 익산희망연대가 ‘녹색교통 삼총사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자)를 살리자!’라는 주제로 마련한 포럼에서 “좋은 도시를 표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걷는 도시”라며 “차량 소통을 위한 ‘도로설계’의 관점에서 보행안전, 편의, 만남과 소통을 위한 ‘도시공간설계’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신도시는 단지계획이 길보다 면(건물) 중심, 잇기보다 나누기 위주, 사람보다 차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는데, 이 틀에서 벗어나 도시 전반의 설계가 ‘차’를 위한 도시에서 ‘사람’을 위한 도시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빨리빨리, 한꺼번에, 성장거점 위주’ 개발에서 ‘차근차근, 천천히, 오래오래’에 주안점을 둔 재생으로 변화해야 하고, 새로운 개발보다 빈곳 채우기에 중점을 둬 신·구도심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그는 위험하고 불편한 생활도로나 통학로, 거주자 우선주차 공간으로 변해버린 골목길, 부족한 횡단보도와 짧은 보행신호 등 국내 사례와 차 없는 도시로 유명한 스페인 폰테베드라를 비롯해 덴마크 코펜하겐,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 천천히 걷는 도시로 혁신을 이뤄낸 해외 사례를 비교하며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행 3불(불안·불편·불리)을 보행 3편(편안·편리·편익)으로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스페인 폰테베드라 사례를 보면 인구 6만명에 자동차가 무려 2만7000대로 교통체증과 소음, 매연에 시달렸던 도시가 지난 1999년 미구엘 로레스 시장이 도심에서 자동차를 없애고 도시의 주인을 사람과 자전거, 대중교통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들고 나와 당선 후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차 없는 도시가 됐다.
도심부 자동차 속도 30km로 제한, 보행우선구역 지정, 시내권 대중교통 및 보행 이동 등의 시책으로 교통량은 90%, 대기오염은 60%가 각각 감소했고, 2009년부터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특히 차 없는 도시라는 명성을 얻으며 인구 1만2000명이 전입했다.
정 교수는 “국민 누구나 자동차를 보유하게 된 상황에서 자동차를 줄이면서 이를 대중교통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자동차 공급정책을 수요관리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정책이든 자동차 소유자나 주민, 관련 업계, 이해당사자 등의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부담 부과나 제한 등 물리적인 변화에 앞서 단계적 테스트를 통해 저항폭을 줄이고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효과적인 보전책을 마련하는 등 저항과 반발을 인정하되 돌파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시민 다수의 관심과 절반이 넘는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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