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가운데 각종 시설물들이 설치돼 있어 위험을 무릅쓰고 차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2일 오전 남원시 왕정동에 위치한 왕정교 인근 광천북길.
170m여 길이의 왕복 4차선 도로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들로 가득했지만 그 옆 인도는 너비가 불과 1m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한 사람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에는 각종 시설물까지 있어 시민들은 더욱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170m 길이의 인도에 버젓이 설치된 시설물은 대형표지판 1개와 가로등 6개 등 7개나 된다.
인도의 너비만큼 시설물들이 차지하고 있어 이용자들은 차로로 걸을 수밖에 없었다.
자전거는 가다 서기를 반복하기 어렵다 보니 아예 인도 대신 차로를 이용하는 형편이다.
특히 인근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마을회관과 행정복지센터가 있어 사고 위험도 그만큼 높아 보였다.
인도를 사용할 수 없어 도로를 걷던 어르신과 시민들은 뒤따라오는 차 경적소리에 놀라는 모습도 쉽게 목격됐다.
여기에 2차선 도로를 불법 주정차한 차량들이 점령하는 일도 잦아 인도 이용은 더욱 어렵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던 양 모(63·여)씨는 “좁디 좁은 인도에 대형 시설물까지 설치한 것은 시민들보고 인도를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 다름없다”며 “전시행정인 인도를 시민 안전을 위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인도는 인근의 만복사지 우회도로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남원시가 700만 원을 들여 올해 6월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폭이 좁고 자전거 전용도로도 없어 오히려 예산만 낭비한 채 시민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인도는 당초 계획에 없었지만 시유지에 아무것도 설치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면서 “인도 옆 사유지를 매입해 인도 폭을 넓히고 주정차 금지표지판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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