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전북지역 단체장 후보자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공약서를 제출한 후보가 국영석 완주군수 후보, 황의탁 무주군수 후보, 유기상 고창군수 후보 등 3명 뿐이라고 한다. 도지사 후보와 시장·군수 후보 48명의 6.25%에 불과한 수준이다. 향후 4년간 지역발전을 이끌겠다고 외치면서도 정작 선관위에 공약서는 제출하지 않고 있어 공약 이행에 대한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선거공약서는 후보자들이 공약 우선순위와 이행 절차, 이행 기간, 재원 조달 방안 등 자신들의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담은 문서다. 두루뭉술한 공약을 담은 선거공보와 달리 공약 이행에 대해 후보자가 책임감과 의무감을 밝힌 공약서라고 할 수 있다. 선거공약서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공약 평가 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만큼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공약서다.
선거공보와 달리 선거공약서는 유권자 개개인에게 발송되지 않고 선관위의 누리집에만 게시돼 반드시 제출해야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단체장 후보자들의 선거공약서 미제출은 자신의 공약 이행에 대한 자신감이 없거나 사후 검증을 회피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유권자와의 약속인 공약(公約)이 빌 공(空)자 공약(空約)으로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체장 후보자와 달리 선거공보만 제출하면 되는 전북도의원 후보자 53명 가운데 11명은 선관위에 선거공보조차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선거법에 따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선거공보도 발송되지 않는 무투표 당선 도의원 후보자가 22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모두 33명의 도의원 후보자가 자신들의 공약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하지 않은 셈이다.
선거공약서와 선거공보를 제출하지 않은 단체장과 도의원 후보자들은 자신들이 준비되지 않은 후보자임을 스스로 밝히는 것과 다름없다. 공약 제시 없이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선거는 지방정치를 후퇴시킬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이 더욱 철저하고 세밀하게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가짜 약속 여부를 살피고 따져봐야 한다. 6·1 지방선거에서 옥석을 제대로 가려내야 향후 4년 전북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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