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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센터 이대로 괜찮은가] (상) 현상- 이사회만 인정하면 자격요건 충족?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시행령 4가지 센터장 자격요건 제시
하지만 전북지역 자원봉사센터, 이를 무시할 예외규정 추가

자원봉사센터는 자율성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한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건설하며, 자원봉사활동을 체계화 및 지원·육성, 국민 복리증진 기여 등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자원봉사센터는 정치적 중립성 유지는 필수다.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제 5조(정치활동 등의 금지 의무)는 자원봉사단체 및 자원봉사센터는 그 명의 또는 그 대표의 명의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하면 안 된다고 법으로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자원봉사센터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선거조직으로 변절되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잃어가고 있다. 사실 그동안 지역정가는 “자원봉사센터를 단체장들이 선거에 이용한다”는 말이 팽배했다. 전북경찰이 전북자원봉사센터에 대한 관권선거 의혹을 수사하면서 그간의 소문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전북일보는 자원봉사센터가 선거조직으로 변하게 된 이유와 문제점, 대안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지난 4월 전북자원봉사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원서 사본 1만여 장이 발견됐다. 경찰분석결과 입당원서 사본은 지난 2013년도부터 최근까지 엑셀파일로 연도별‧지역별로 명단이 정리되어 있었다. 전북자원봉사센터가 전북도청 간부들의 지시하에 이를 관리해왔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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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시행령에 명시된 자원봉사센터의 자격요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전북자원봉사센터가 관권선거에 휘말린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센터장 선출의 구조적 문제에 있다. 

경찰에 구속된 전 도청 공무원 A씨는 2014년부터 3년간 전북자원봉사센터장을 지냈다. A씨는 송하진 전 도지사의 선거캠프 출신이었다. A씨 다음에 센터장 자리를 이어받은 인물은 송 전 지사가 전주시장을 할 때 시정을 보필했던 B씨였다. A씨와 B씨는 센터장의 자격요건도 충족시키지 못 했지만 이들은 자리를 꿰찼다.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시행령 제 14조는 자원봉사센터 장의 자격요건을 명시하고 있는데 △대학교의 자원봉사 관련 학과에서 조교수 이상의 직에 3년 이상 재직한 자 △자원봉사단체‧자원봉사센터 또는 사회복지기관‧시설‧학교‧기업에서 자원봉사 관리업무에 5년 이상 종사한 자 △5급 이상 퇴직공무원으로서 자원봉사업무 또는 사회복지업무에 3년 이상 종사한 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자원봉사 관련 시민사회단체에서 임원으로 10년 이상 활동한 자 등 4가지 중 1가지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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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전북자원봉사센터장 채용 공고문 중 일부.

하지만 A씨와 B씨처럼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센터장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예외조항 덕분이였다.

‘기타 이와 동등한 자격이 있다고 이사회에서 인정한 자’라는 조항이었다. 이사회를 통해 조건이 안되더라도 인정만 받으면 4가지의 기본자격요건을 모두 무시할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전북자원봉사센터장은 송 전 지사의 주변 인물들이 이른바 낙하산으로 임명됐다.

해당 조항은 일부 시‧군 자원봉사센터에도 적용됐다. 실제 전주시자원봉사센터는 2018년 센터장 공모 당시 예외조항이 센터장 자격요건에 포함됐다. 

이러한 예외규정은 자원봉사센터 내부에서도 적절치 못한 규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지역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기타 이와 동등한 자격이 있다고 이사회에서 인정한 자’라는 조건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예외규정이다. 센터장 자격요건을 맞춰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절망감을 주는 조항”이라며 “이러한 예외규정을 일부 지역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가 있어 삭제하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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