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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 학교 대신 위봉산 너머 학교 다니라구요?"

동상면 수만리 주민 "오지 마을 공동통학구 지정해 주세요"

“5㎞ 8분 거리에 있는 초등학교를 놔두고 10㎞ 16분 거리에 꼬불꼬불 위봉산을 넘어 오가야 하는 원거리 초등학교를 보낼 수는 없습니다. 교육청에서 조치해 주지 않으면 저희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을 겁니다.”

완주군 동상면 수만리에 사는 이진영씨 부부는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가야 하는데 교육청에서는 산너머 송광초등학교에 다니라고 한다. 통학버스가 다닌다고 하지만 학교보다 학생에게 더 도움이 되는 교육행정을 펼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 부부의 자녀는 둘이다. 큰아이는 동상초 3년이고, 동상유치원에 다니는 작은아이는 내년 초등학교 취학 대상이다. 이씨 가족은 둘째가 큰아이와 함께 가까운 동상초에 다니기를 원한다.  그런데 요즘 고민이 태산같다. 교육당국이 "수만리 지역은 통학구역상 송광초에 속하기 때문에 송광초에 입학해야 한다"며 동상초 입학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이씨 큰아이의 경우 3년 전 취학 때 동상초 입학 허가를 겨우 받았는데, 작은아이는 송광초에 가야 한다는 것이 송광초등학교 측의 입장인 것.  

완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통학구역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등에 따르며, 학급편제와 통학편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읍면동장의 의견을 들어 결정한다”며 “그러나 송광초 측에서 공동통학구 지정에 반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씨 부부의 요구대로 현재 송광초 통학구역으로 돼 있는 수만리 지역을 공동통학구로 지정, 학생이 원하는 초등학교를 선택하도록 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난제가 있다는 것이 교육당국의 얘기다. 

2022년 11월 현재 동상초등학교 학생수는 21명, 송광초는 33명으로 송광초가 12명 많지만 동상초는 지역중심학교여서 1~6학년까지 학급 편제가 가능하다. 

반면 송광초는 일반초등학교에 속해 학생수가 부족한 현재 복식학급(학년을 합함. 현재 3학년과 5학년이 대상이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송광초로서는 단 1명의 학생도 아쉽고, 공동통학구 지정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씨 부부는 “학교는 아이 중심이어야 한다. 코 앞에 있는 멀쩡한 학교를 놔두고 멀리 산넘어 학교에 보낼 수는 없다”며 “제발 아이가 가까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씨 가족이 사는 곳 동상면 수만리는 과거 전국 8대 오지 중 하나로 손꼽힌 곳이다. 북쪽 동상면 소재지 방면은 동상 대아저수지가 가로막고 있어 2004년 지금의 음수교가 가설되기 전까지는 배를 타고 면사무소 등을 다녀야 했다. 

그 남쪽으로는 위봉사~송광사~소양면 소재지를 거쳐 전주로 나아가는 단 하나의 출입로가 있지만, 위봉산이 가로막고 있어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갔다가 내려가야 했다. 도로가 포장되고, 교통이 좋아진 지금도 소양면 소재지에서 수만리를 오가는 길은 ‘난코스’에 속한다. 

이씨 부부는 “2004년 음수교 개통 전에는 수만리 학생들이 배를 타고 통학해야 하는 위험 때문에 송광초등학교에 다녔던 것이다. 이제 음수교가 개통돼 과거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교육당국이 오지 학생들의 입장에서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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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동상면 수만리 #동상초등학교 #송광초등학교 #공동통학구 #통학구역
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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