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3-02-09 05:45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외부기고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작가 - 박서진 '나, 너 좋아하니?'

image
나, 너 좋아하니? 표지

저마다의 리듬으로 사는 세상

<나, 너 좋아하니?/박서진/사랑의달팽이>. 제목에 괜히 마음이 설렌다. 그런데 이 책 반전이다. 표지를 자세히 보니 사랑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배신감에 책장을 소리 나게 넘기는데 어라! 이 동화, 특별하다. 청각장애인과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보생명과 생명보험사회위원회에서 지원해 발간한 책이란다. 제목과 소재의 상이성은 독자의 흥미를 끌만 했다.

주인공 은채는 청각장애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청력을 잃은 은채는 인공와우와 보청기를 이용해 소리를 듣는다. 인공와우는 귀속에 있는 달팽이관 안의 청각 세포가 없거나 손상되었을 때, 소리를 듣게 해주는 장치다.

기기와 부모님의 보살핌으로 은채의 하루하루는 비장애 아동과 다를 게 없다. 그렇다고 굳이 자신의 상태를 타인에게 알리지 않는다. 경험상 그런 이야기는 늦게 하면 할수록 낫기 때문이다. 숨기는 게 아니라 조금 늦추는 것뿐인데 은채는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던 중, 엄마로부터 클라리넷을 권유받는다. 클라리넷은 음색이 사람 목소리와 비슷해서 청각 훈련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은채는 엄마의 권유를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엄마 눈빛이 너무나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엄마는 나를 위해서라면 용암 속에라도 뛰어들 거다.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화도 내지 못했다.” p. 32

단 세 문장이지만 장애아동의 심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장애를 가진 자신을 위해 애쓰는 부모를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은 마치 빚을 진 것처럼 무겁지 않을까. 

어렵게 선택한 클라리넷은 무척 어려운 악기였다. 우선 부는 힘이 약하니 소리가 잘 나지 않았다. 거기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해 곡 하나를 마스터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던 중에 클라리넷 선생님으로부터 각자의 리듬대로 사는 법을 배운다.  

“모든 것은 저마다의 리듬을 가지고 있어. 소리로 들리지 않는 것은 마음으로 느껴 봐. 봄이 무르익는 소리, 해가 지는 소리, 파란 하늘이 내는 소리, 밤과 낮이 각각 내뿜는 소리,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는 소리 등등.” p. 61

은채는 반 친구들에게 자신의 청각장애를 알리기로 마음먹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짝남 김찬이 무심코 던진 “너 귀먹었냐?” 라는 말 때문에 더는 상처 받고 싶지 않았기에 용기를 내야 했다. 장애를 알린다고 해서 상처를 덜 받거나 안 받지 않을 거란 기대는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은채가 장애를 알리는 데는 다른 리듬으로 사는 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서였다. 

현실은 “불쌍하다”, “장애가 있는데도 악기를 잘하네.” “안 들려도 대단한 거 같다”라는 말로 되돌아왔지만 은채는 절대 실망하지 않았다. 자신이 그러했듯 친구들도 청각장애를 가진 친구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고비가 있는 것 같다. 인공와우를 하고 매핑할 때도 자신의 청력에 맞추는데 시간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 나중에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것처럼.” p. 105

김근혜 동화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선물> 로 등단했다. 발간한 책으로는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봉주르 요리 교실 실종사건> 등이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근혜 #박서진 #나 너 좋아하니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