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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기부천사, 고향사랑기부제 확산 계기로

임실에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나 거액을 기부했다. 이 기부자는 지난달 27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4억5000만원을 임실군에 기부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4억원씩 8억원을 기부한데 이어 이날 또 다시 기부행렬을 이어간 것이다. 너무나 고마운 일이다. 전주의 노송동 원조 '얼굴 없는 천사'가 23년째 익명으로 거액을 기부한 것과 더불어 우리 사회가 살만한 곳임을 보여주는 것 같아 흐뭇하다. 이같은 익명의 기부 덕분에 전북이 기부문화가 꽃피는 곳으로 알려져 도민들의 자긍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삼계면이 아버지 고향'이라는 이 기부자는 “생전의 부모께서 어려운 이웃에 나눔을 실천하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19와 난방비 폭탄 등으로 물가가 상승, 어려움이 가중되는 취약계층에 골고루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실군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관내 저소득층 1212세대를 선정해 2월부터 지원키로 했다.

그렇다. 기부자의 뜻처럼 대다수 취약계층은 코로나19와 물가 폭등으로 갈수록 삶이 팍팍한 게 현실이다. 3년 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는 더 커졌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상위 20% 평균 가구 자산은 16억5457만원으로 하위 20% 가구 2584만원의 64배에 달했다. 자산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서로 돕고 연대하는 기부문화가 절실하다. 

나아가 전북처럼 재정이 열악한 지역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도 활성화되었으면 한다. 개인이 주소지 외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액이 공제되고 답례품을 주는 이 제도는 지역간 재정격차 완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 한 달을 맞았으나 반짝 효과에 그치고 있다. 전북은 물론 전국적으로 기부금이 1억원이 넘는 지자체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초창기 시끄럽기만 했지 속빈 강정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임실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를 계기로 고향사람기부제도 활성화 되었으면 한다. 지금 농어촌지역인 도내 10개 시군은 소멸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고향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지방소멸도 막고 고향사랑의 기쁨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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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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