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전주시 표준 LED가로등 및 보안등기구 규격' 개정
연색지수·광효율 기준 낮추고 탄소 등기구·AC직결형 제품 개방
업체 "새 제품 개발 비용 부담"…"고성능 개발 업체간 경쟁 지원"
'규제 완화'를 기조로 행정을 풀어가고 있는 전주시가 올해 3월 개정한 '전주시 표준 LED가로등 및 보안등기구 규격'을 두고 일부 업체들과 이견을 빚고 있다.
시는 이번 개정에 앞서 지난 2월 관내 생산·납품 12개 업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개정 내용과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전주시 관내 생산·납품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기존의 2019년 표준에서 개정된 내용을 살펴보면 모듈규격이 기존보다 낮아진 점이 눈에 띈다. 자연광에서 본 물체의 색에 가까운 정도를 나타내는 '연색지수'를 기존 80에서 75로, 소비되는 전기량 대비 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광효율'을 120에서 115로 완화했다.
뿐만 아니라 관내 업체에서 생산하는 '탄소 등기구'와 'AC직결형 제품'도 들어올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일부 업체 관계자들은 전주시가 표준 규격을 개정하게 되면 'AC직결형 모듈'을 적용한 제품을 추가적으로 개발해야해 시간과 비용이 추가적으로 소요된다고 토로하고 있다.
현재 지역에서 'AC직결형 모듈'을 생산하는 업체는 극소수이고 단가와 납기 사정상 부품 구입도 용이치 않다는 게 다수 업체 관계자들이 말하는 핵심 고충이다.
연색지수와 광효율 기준을 낮춘 것과 관련해서도 전국적으로 높이는 추세인데 전주시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으며, 이는 곧 시가 극소수인 AC타입 회사의 능력에 맞춰 연색지수와 광효율 기준을 조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비용 증가와 사후관리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기존 제품인 DC모듈형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가 AC직결형모듈을 적용한 LED가로등 및 보안등을 생산하려면 인증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2가지 모듈을 함께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보관장소가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가로등 점등 불량 문제가 발생하면 안정기를 손봐야 하는데, 기존 제품인 DC모듈형은 등주 아래쪽의 점검구안에 내장돼 있어 지상에서 한 사람이 교체할 수 있지만 새로 도입되는 AC모듈형은 등주의 상단에 있는 등기구에서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고소작업차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교통통제도 이뤄져야 하는 등 장비와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것.
한 업체 관계자는 "개정된 규격에 맞추려면 기존보다 성능이 더 낮은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인데, 인증을 새로 받는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이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고 모듈 보관도 공간을 이중으로 확보해야 하는 등 상황이 더욱 복잡해진다"고 토로했다.
시는 이번 개정의 골자가 '규제 완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존 전주시 규격이 전국 평균보다 높아서 이번 개정을 통해 평균에 맞게 낮춘 것"이라며 "기존에 성능 검사에 통과된 업체라면 이와 관련해 추가적인 검사 비용이 들 일이 없다"고 말했다.
또 업체가 우려하는 점에 대해서도 "AC 직결형 제품이 과거 성능이 낮았을 때는 낙뢰에 취약하고 안정기가 별도로 있어야 하는 등 취약점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요즘엔 개발을 통해 자체 안정기를 만들어 취약점을 많이 보완했고 단가도 합리적이기 때문에 전주시에서도 이같은 고성능의 제품을 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참여 업체의 폭을 넓힌 만큼, 기존 업체들이 성능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충분히 두고 기존 업체와 새로운 업체가 자유롭게 성능·단가 등 종합적인 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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