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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사회적기업 ‘이랑 고랑’ 신입 인턴사원, 38년생 박안나 할머니

"일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지만 다양한 그림 그리려고 더 노력"
꽃과 새 그림, 짧은 일기 등 ‘이랑 고랑’의 상품 개발 디자이너 근무
실제 차량용 방향제 개발 과정과 전시 작품 작업 등 미적 감각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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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안나 씨.

“사무실에 오면 일기를 쓰고, 그림도 그리다 보면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몰라. 여기만 오면 참 재밌어.”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이끄는 예비 사회적기업 ‘이랑 고랑’의 신입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박안나 할머니(85)의 말이다.

지난달부터 ‘이랑 고랑’의 디자이너로 채용된 박안나 할머니는 한평생 일해 온 논과 밭이 아닌 개인 책상과 색연필이 있는 사무실로 출근한다.

박안나 할머니는 “평소 오전 5시에 눈을 떠 1시간 동안 기도를 하고, 밥 한술 먹고 밭일도 하고 집안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며 “그러다 4년 전 이랑고랑 황유진 대표를 만나고 그림도 그리고 일기도 쓰고 별거 다 하라고 그러면서 일거리가 좀 생겨서 바쁘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미술의 ‘ㅁ’도 몰랐던 평범한 사람이었던 박 할머니는“옛날 사람이 그림은 무슨, 논일과 밭일이 바빴다. 그러다 4년 전 황 선생이 마을에 찾아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이런 세상도 있는지 그때 알았다”며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인턴 업무도 처음에 채용 전화가 왔을 때는 보험 전화인 줄 알고 냅다 끊어버렸다. 그러다 황 선생이 우리 딸한테 전화해서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할 기회가 있다고 말해준 것이다”며 “그때 딸이 열심히 해보라고 권유도 했고, 나도 그림이 재밌어져서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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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안나 할머니가 사무실에서 그림과 일기를 작성하고 있다. 전현아 기자

실제 박안나 할머니가 사무실에서 하는 일은 원화 생성으로 주로 꽃과 새를 그리거나 짧은 일기로 하루를 기록하는 것이다. 디자이너인 박 할머니의 그림과 기록이 차량용 방향제, 굿즈 등으로 재탄생하며 할머니의 미적 감각들이 ‘이랑 고랑’의 상품 개발에 이용되고 있다. 

박안나 할머니는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것도 요즘은 다 기록하고 싶다. 바깥을 바라보다가도 기억하고 싶은 게 생기면 일기장을 펴고, TV에 예쁜 꽃이 나와도 색연필을 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할머니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주로 새랑 꽃만 그려서 황 선생이 날 원망할 수도 있었다”며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노인이 4년 전에 황 선생을 만나고 내 인생이 조금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계속 그리다 보면 아무래도 조금씩 나아지듯 더 다양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나도 더 노력을 해야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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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고랑 #인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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