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행사가 29일 정읍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과 함께 열린 학술대회 주제는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세계화’였다. 이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신순철 이사장은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는 것은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의미와 그 기록물 가치를 세계가 인정했다는 것”이라며 “남은 과제인 ‘동학농민혁명의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지난 5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결정됐다. 2015년부터 추진작업을 벌여 8년만에 등재된 것이다.
아다시피 동학농민혁명은 국운이 기울기 시작한 19세기 후반 반봉건·반외세의 기치를 높이 든 동아시아 최대의 근대화운동이었다. 내부적으로 갑오개혁을 이끌었고 항일 의병투쟁과 3·1운동, 4·19 의거로 이어졌다. 또 중국의 근대화운동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한국이 번영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발판이 된 셈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동학농민군은 전라도 각 고을 관아에 치안과 행정을 담당하는 민·관 협력(거버넌스) 기구인 ‘집강소’를 설치했다. 이는 19세기 당시 신선한 민주주의 실험이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제 기록물의 세계화를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한다. 기록물을 잘 보존·관리하면서 최대한 활용해 세계인의 기억으로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기록물은 공문서, 재판기록, 일기, 문집, 회고록, 임명장 등 대부분이 전통 한지에 기록한 문서 및 책자로 되어 있다. 또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을 비롯해 고려대 도서관, 국가기록원,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국사편찬위원회, 독립기념관, 서울대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 천도교 중앙총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등 11개 기관에 산재해 있다.
이들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공개하고 여러 형태의 책자나 앱툰, 시청각자료로 만들어 연구자나 학생,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번역은 물론 원재료를 바탕으로 원 소스 멀티 유즈(one-source multi-use)로 활용토록 해야 한다. 또 새로운 자료를 계속 발굴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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