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나무 잎 원료로 한 저엽 전통주 개발 시음회
떠먹는 술, 마시는 술 두 가지, MZ세대 겨냥
지역특화상품으로 관광과 생산 활성화 기대
한지 명소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자랑하는 완주군에서 닥나무 원료의 전통주가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완주 대승한지마을 전통문화관은 인근 동상면에 있는 전통주 제조업체와 손을 잡고 한지 주재료인 닥나무 잎을 원료로 한 저엽(楮葉) 전통주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문화관은 저엽 전통주를 상품화할 경우 위축된 닥나무 생산을 활성화하고 완주군의 지역특화상품으로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보고 업체와 공동으로 사업에 착수했다.
저엽 전통주를 개발한 곳은 동상면 단지마을에서 전통주를 생산하는 공동체 공간 '수작'(대표 이진영). 수작은 오랫동안 술을 연구하고 공부한 이들이 모여 지난해 법인을 설립하고 주류제조면허를 받아 여러 전통주 개발을 시도하는 곳이다. 저엽주 개발에는 대한민국 명주대상 대상을 받은 김유녀 명인이 참여, 시제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이들이 개발한 저엽주는 차처럼 마시거나 떠먹을 수 있는 두 가지 제품으로, 다양성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했다. 알코올 도수를 조절하거나 첨가 재료에 따라 노약자를 위한 제품 등 더 많은 상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게 김 명인의 설명이다.
닥나무잎의 뛰어난 발효력과 감칠맛을 내는 `황곡균`을 활용해 누룩과 다양한 술을 빚었다는 옛 문헌과 레시피를 바탕으로 이 술들의 특징을 분석하고 재해석해서 빚었다. 김 명인은 닥나무 잎으로만 빚었을 때 알코올 도수가 낮아(2%) 여러 시행착오 끝에 알코올 함량을 높여 7%(떠먹는 술), 12%(마시는 술) 술로 재현했단다.
닥나무 잎은 맛이 달고 성질이 서늘하며 독이 없어 피를 순하게 하고 가려운 증을 낫게 해서 달인 물로 목욕을 한다고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이 전한다.
전통문화관 송명성 관장은 "닥나무 재료의 전통주를 통해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처럼 국내 유일의 한지마을인 대승한지 마을에 많은 관광객을 찾아오도록 해보자는 뜻에서 수작과 공동으로 사업을 착수했다"며, "저엽주의 성공적 출시를 위해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대승한지마을과 수작은 이렇게 개발한 저엽 전통주에 대한 평가를 받기 위해 지난 14일 대승한지마을 한옥체험관에서 `전통주 시음회`를 가졌다. 이들은 이날 시음회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 지역특화 생산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최근 전주시와 완주군은 닥나무 생산이 갈수록 줄면서 한지산업이 위축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닥나무 재배 농가 지원을 두 지역 상생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완주보다 앞서 강원도 원주에서도 닥나무를 원료로 한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어 완주 저엽주의 전국 경쟁력을 위해서는 차별화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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