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노트에 써내려간 시들 엮어
옛사랑의 그리움과 인생의 경험을 뜨거운 시어로 풀어낸다.
진채란 시인이 등단 후 첫 시집 <바람의 둘레>(리토피아)를 펴냈다.
늦깎이 시인으로 날마다 습작 노트에 한 편씩 써내려간 시 50여편을 골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결혼 후 전주에서 타향살이를 해온 시인은 마음의 안식처인 고향에서 누렸던 풍경과 가족 등과의 추억을 묻어두지 않고 시로 만들어냈다.
시인의 기억에서 차츰 잊혀져가는 옛사랑의 그리움을 허구적인 요소는 덜어내고 삶에서 체득한 단상들을 작품 안에 가미했다.
한 집안의 딸로 자라 결혼 후 가정을 꾸리고 아내이자 엄마로 살아온 시인의 세월은 눈물과 웃음으로 점철된다.
살아온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고 고백하는 시인의 작품에는 진한 사람의 향기가 묻어난다.
“이 세상에 내 편 하나 없다/ 터무니없는 위로를 잡고/ 떼쓸 기회를 버려야만 했습니다// 오래도록 기진맥진한 채/ 어머니, 바람도 없는 오늘/ 그날처럼 애기동백꽃이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월의 언저리에 아직/ 바람 고여 있습니다”(시 ‘바람의 둘레’ 중에서)
학창시절 고등학교 문예반 경험이 전부였던 시인은 등단하기 전까지 직장생활에 전념했다.
그리고 퇴직 후 문학을 통해 잃어버렸던 소녀시절 감수성을 찾았다.
아파트 숲속 공터에 작은 텃밭을 가꾸듯 손바닥만 한 시의 밭을 마음속에 가꾸면서.
모든 시가 시인에게는 보고 또 봐도 사랑스러운 자식이다.
그 중에서 ‘그녀’란 시는 시인 스스로가 애착을 갖고 있다.
죽마고우인 절친한 친구가 투병 생활을 했던 이야기와 병을 이겨내던 초인적인 모습에 놀라고 거기서 느낀 경외감을 시로 나타냈다.
시인은 “활자로 된 시집을 처음 내려니 부끄럽기도 하다”며 “이재숙 시인의 지도를 받아 시 공부에 매진하면서 이소애 전 전주문인협회 회장 등을 비롯한 문우들의 격려로 시집을 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전남 해남 출신인 시인은 2017년 지구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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