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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주 노송천 복원 프로젝트 10년, 생태하천 어디로 (상)과거와 현재

2008년부터 복개하천 700m 구간 복원했지만 시민 이용 거의 없어
시 연간 2500만원 투입, 구청서 연간 2회 이끼 제거·풀 베기 작업만
인근 시장 상인들은 "상권 침체" "관리 안돼" "통행 불편" 볼멘소리

복개된 상태에서 하수도가 흘렀던 노송천이 '생태하천 복원 프로젝트'를 입고 재탄생한 지 10년 세월이 흘렀다. 

전주시는 지난 2008년 국비 등 408억 원을 들여 노송천 복원 사업을 추진했다. 물이 흐르는 냇가 옆길로 생태 탐방로를 설치하고 수질정화식물을 심는 등 이 구간을 따라 자연 친화형 쉼터로 탈바꿈을 시도했다. 

하지만 현재 이곳은 행정의 무관심 아래 방치되고 있다. 생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하천을 보면서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전북일보는 두 차례에 걸쳐 노송천 복원사업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문제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고민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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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노송천 산책로 곳곳에 버려진 생활쓰레기가 널려있다. 대부분 썩는 재질이 아닌데다 일부 쓰레기에서 흘러나온 음식물이 부식되면서 악취를 유발하는 것도 있었다. 김태경 기자

6일 오전, 노송천의 변천사를 모두 겪었다는 한 상인이 먹구름 낀 하늘처럼 어두운 표정으로 노송천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가 운영하는 음식점은 노송천 산책로가 바로 보이는 자리에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만 40년 가까이 장사를 했는데 물 흐르는 하천 만든다고 공사하더니 길이 좁아지고 여길 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줄었다"며 "파리 모기는 그렇다쳐도 하천에다 쓰레기를 막 버리는 데다 시장도 경기가 다 죽고 점점 상황이 안좋아지는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그가 손끝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앞 쓰레기 놓지 마시오'라고 적힌 팻말이 세워져있었지만 하천 곳곳에는 누가 버렸는지도 모를 각종 폐기물이 이곳저곳 널려있었다. 

다른 상인들도 하나같이 노송천과 관련해서 쓰레기, 악취, 해충 문제를 토로했다. 

나무 난간을 잡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냇가 쪽으로 내려가봤다.

깨진 도자기, 즉석밥 용기, 페트병, 종이콥, 담배꽁초, 음료 캔, 비닐봉지, 노끈, 상한 채소 등 생활쓰레기가 널려있었는데 대부분 썩는 재질이 아닌데다 일부 쓰레기에서 흘러나온 음식물이 부식되면서 악취를 유발하는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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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노송천의 종점인 세이브존 전주코아점 인근에서 완산구청 주관으로 하수암거 보강을 위한 노후하수관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경 기자

당초 노송천 복원 프로젝트는 지난 2008년 환경부 '도심 복개하천 복원' 선도사업 대상에 선정되면서 시는 국비를 지원받아 노송천과 건산천 구간에 대한 복원을 단계적으로 추진했다.   

이 중 노송천 구간은 중앙성당에서 진북동 한국은행을 잇는 700m 길이로, 전주의 구도심을 관통하는 도심하천의 하수도화된 복개구간을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되돌리는 데 목적을 두고 2012년까지 진행됐다. 당시 국내 복개하천 복원 우수사례로 꼽히면서 타지자체 벤치마킹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시가 연간 관리예산으로 2500만원을 투입하고, 완산구청에서 연간 2회 하상이끼 제거와 풀 베기 작업을 진행하는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하천 관리인력은 노송천 뿐만 아니라 전주천·삼천 등도 맡고 있어 노송천만 전담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낡은 데크를 수리하고, 화단을 조성하는 등 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물 보강도 이뤄졌지만 시민들은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 오모(79·평화동)씨는 "중앙시장 근처에 점심을 먹으러 종종 오는데 오랜만에 보니 예전보다 하천 상태가 더 안 좋아진 것 같다"며 "비가 와서 그런지 더 지저분하고 물가로 길을 조성해놨어도 이용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노송천의 종점인 세이브존 전주코아점 인근에서는 완산구청 주관으로 하수암거 보강을 위한 노후하수관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었다. 

그 앞 대로변에서 은행잎을 치우고 있던 한 상인도 "노송천 복원한다고 할 때 가게 자리를 옮기면서 손해도 봤는데, 저 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도 그 이후로 더 어려워지고 시장 한가운데 길을 막아놓고 방치하는 기분"이라며 "관리라도 제대로 해주면 덜 답답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노송천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시설물 보수와 이끼 제거·화단 조성 등 미관 유지를 중점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과거 생태하천 사업을 통해 복원됐지만 워낙에 하천 폭이 좁고 진입로 경사가 급해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상하수도 분리가 안돼 악취 관련 민원이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개선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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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노송천 #생태하천 #중앙시장 #노송천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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