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진행되는 살고 싶은 문화도시 만들기 프로젝트
올해 39개 팀 270명 참여…선정된 18개 팀 공원·아파트 주제로 다양한 활동
‘문화도시 삼삼오오’는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의 대표적인 시민 주체 플랫폼이다. 시민들이 직접 문화도시 익산을 위해 필요한 것과 해보고 싶은 활동에 대해 대화와 토론을 거쳐 제안하고, 이를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기획·실행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2019년 말 익산시가 예비문화도시 탈락의 아픔을 겪을 당시 익산 시민단체 희망연대가 이를 제안했다. 이듬해 재도전을 위해 시민 공론화와 시민 주도 의제 발굴 등 시민 참여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렇게 2020년 시작된 ‘문화도시 삼삼오오’는 예비문화도시 선정과 법정문화도시 선정과 함께 4년째 이어지면서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의 대표적인 시민 공동체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까지 158개의 시민 이야기 모임에 900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이들이 제안한 프로그램 중 59개는 ‘문화도시 삼삼오오 우리 동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이 직접 기획해 실행됐다. 올해는 39개 모임에 270명이 참여했고, 그중에서 선정된 18개 팀이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맨발 걷기 최적지 배산, 익산의 자랑
“익산의 배산이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어요.”
지난달 열린 ‘2023 문화도시 삼삼오오 우리 동네 프로젝트’ 성과 공유회에서 ‘배산 둘레길 맨발 걷기’ 실행 소감을 나눈 이순자 씨는 발표 내내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맨발 걷기로 스스로 건강을 챙긴 것은 물론, 타 지역에서 배산 맨발 걷기를 위해 익산을 찾는 발걸음이 점점 늘면서 지역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만족감이 완연했다.
그의 모임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15차례에 걸쳐 배산공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맨발 걷기를 진행했다.
맨발 걷기의 효과를 널리 알려 보다 많은 시민이 참여하게 하는 것과, 맨발 걷기에 적합한 장소를 발굴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처음 맨발 걷기를 알리는 현수막을 걸고 집에 가는데 도착하기도 전에 문의 전화가 울려 댔어요.”
맨발 걷기를 궁금해 하거나 혹여 건강상 문제는 없는지를 묻는 전화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자료집 ‘우리 몸엔 발이 스타입니다’를 만들어 맨발 걷기의 효능과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또 배산공원을 맨발 걷기 최적의 장소로 만들기 위해 환경 점검을 하면서 배산을 찾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료집과 기념품을 나눴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추석 명절에도 거르지 않고 매주 토요일에 배산공원 세족장에서 모여 맨발 걷기를 했다.
걷기 전에는 꼭 준비 운동을 하고 강익현 한의원 원장에게 맨발 걷기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체조도 하고 웃음 치료도 하고 걷고 난 후 체험담도 서로 나눴다. 맨발가를 만들어 함께 부르기도 했다.
그렇게 배산공원은 맨발 걷기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황톳길 자체가 맨발 걷기에 적합하고 나무 그늘도 많을뿐더러 발 씻는 시설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조성돼 있고 별도의 주차 공간과 도심 속 입지 등 접근성도 뛰어나 지역 대표 맨발 걷기 장소로 손색이 없었다.
입소문을 타자 여기저기서 맨발족들이 몰려들었다.
“김제에서 온 어느 부부는 매일 아침 6시에 와서 배산을 한 바퀴 돌고 식사 후 출근한다고 해요. 군산이나 대야에서도 굉장히 많이들 왔고요. 어린이집 등에서 체험하고 싶다는 연락이 오면 바로 안내해 드리고 있어요. 배산이 이렇게 자랑스럽습니다.”
시민이 만드는 지역의 건강한 변화
공원과 아파트를 주제로 진행된 올해 문화도시 삼삼오오에는 청소년, 직장인, 주부, 아파트 주민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 270명이 39개 팀을 구성해 참여했다.
‘서동 선화 동화 이야기와 신나는 백제놀이’, ‘버스킹은 사연을 싣고’, ‘그림책 콘서트’ 등 익산 곳곳에 대한 애정이 담긴 참신한 아이디어가 제시돼 눈길을 끌었고, ‘중고거래 플리마켓’, ‘어르신들과의 이야기 마당’, ‘천연 샴푸바 만들기’ 등 환경을 생각하고 이웃과 소통하는 아파트 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도 제안됐다.
이 중 사업 적합성과 공익성, 참신성, 시민 참여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정된 18개 팀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배산 둘레길을 이용해 맨발 걷기 열풍을 이끌어 낸 맨발 걷기 팀은 익산의 맨발 걷기 문화를 지역의 특별한 가치로 만들어 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모현 근린공원과 대학로 공원, 익산예술의전당 야외 공연장 등 익산 곳곳의 통기타 버스킹과 직장인 밴드 축제 등이 펼쳐지며 길거리에서 자연스럽게 공연하는 버스킹 문화가 만들어졌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지치고 힘든 시민들에게 공원에서 심리 검사 및 상담을 하며 부모의 역할이나 스스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통해 쉼과 치유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 기후 위기로 인해 사라지는 공원의 나비를 주제로 사진 공모전이 진행됐고, 무관심으로 인해 방치되고 훼손되고 있는 공원의 나무들에게 이름표를 붙이는 활동을 통해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확산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높은 시민 만족감 토대로 지속가능 노력 경주
문화도시 삼삼오오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높은 만족감을 표한다.
시민들이 모여 직접 만든 콘텐츠가 지역사회에 필요한 것으로 인정을 받고,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변화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단순히 의견 제안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프로젝트를 실행하며 도시의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갖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익산시는 문화도시 삼삼오오 우리 동네 프로젝트 중 문화도시 익산의 가치와 비전에 부합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사업을 특성화해 발전시키고, 앞으로 문화도시 삼삼오오가 단순한 참여와 문화 향유를 넘어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익산의 명실상부한 시민 참여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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