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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 태도로 전하는 시 정신⋯함기석 시인, '모든 꽃은 예언이다’발간

70여 편의 신작으로 채워진 함 시인의 8번째 시집
자본주의 흐름 속 빠르게 대체되는 공석을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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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꽃은 예언이다 표지. /사진=교보문고 제공

“친구 아내가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냇가를 혼자 오래 걸었다/ 어쩌면 저 색색 예쁜 꽃망울들은 모두/ 꽃의 종양일지 몰라/ 걸을수록 길이 아프다/ 나도 혹시 아내 인생의 물혹이 아닐까 싶어서/ 살구나무아래 휠체어 하나/ 난소를 떼어낸 여자, 오래 냇물만 바라보고”(시 ‘오래’)

함기석 시인이 시집 <모든 꽃은 예언이다>(걷는사람)을 펴냈다.

함 시인의 8번째 시집인 이번 책은 ‘1부 숯의 영혼’, ‘2부 서쪽에 쓰는 편지’, ‘3부 발목만 남은 눈사람’, ‘4부 나는 영원히 시인이 되지 못할 것이다’ 등 총 4부로 구성돼 70여 편의 신작이 담겨 있다.

‘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시작하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사회 구조 속에서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며, 자본주의 흐름 안에서 빠르게 대체되는 공석을 재조명한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맡은 남승원 문학평론가는 “이번 8번째 시집에서는 구체적인 사회 현실을 세세하게 그리는데 주목하고 있어 과거 작품과 비교해 생소한 감정이 묻어난다”며 “이번 책을 통해 보여 주는 서정적 태도로 단순한 시문학의 하위 개념이 아닌 함 시인만의 시 정신을 나타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함 시인은 현 시대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현대 시의 특징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고 서 있는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함 시인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992년 <작가세계>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저서로는 <국어선생은 달팽이>, <착란의 돌>, <뽈랑 공원>, <오렌지 기하하>, <아무래도 수상해>, <수능 예언 문제집> 등이 있다. 또 그는 박인환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이상시문학상, 신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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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시 #현대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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