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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문제 발굴·해결 모두 ‘주민 손으로’

주민 스스로 마을 문화를 만들어 가는 마을공동체 활동
‘모든 마을은 특별하다’ 주제로 진행…올해 19개 팀 참여

‘문화마을29’는 ‘문화도시 삼삼오오’와 함께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의 대표적인 시민 주체 플랫폼이다. 삼삼오오가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반면, 문화마을29는 마을 단위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마을공동체 활동이라는데 방점을 찍었다. ‘모든 마을은 특별하다’를 주제로 익산지역 29개 읍면동에서 마을 주민 3명 이상이 모이면 사업 제안을 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올해 문화마을29 ‘익산을 부탁해 시즌4’는 마을 특성과 자원을 활용한 문제해결형, 마을 유휴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활용형, 이웃들과 함께하는 지역축제를 기획하는 마을축제형 등으로 유형을 나눠 진행됐으며, 12개 읍면동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진 19개 팀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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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 문화마을29 시즌4 ‘슬기로운 노년생활-행복은 서로 보고 웃는 것’ 프로젝트/사진 제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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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 문화마을29 시즌4 ‘다시 만난 대장촌, 춘포마을’ 프로젝트/사진 제공=센터

다시 만난 대장촌, 춘포마을

지난 6월 23일 익산 춘포면에서는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공유하고 역사 스토리를 바탕으로 관광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장이 마련됐다.

이는 춘포에 터 잡은 청년들의 아이디어로, 살아 있는 근대역사마을 춘포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춘포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활용해 마을 관광 콘텐츠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카페 춘포에서 열린 ‘다시 만난 대장촌, 춘포마을’ 포럼에서는 현재 춘포를 사랑하며 살고 있는 청년들과 해방 전후 춘포에서 나고 자란 산증인들이 함께하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의 모습이 생생히 눈앞에 그려졌다.

춘포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1934년생 김준태 수필가와 춘포 출신이자 ‘봉인된 역사(대장촌의 일본인 지주와 조선 농민)’의 저자 윤춘호 SBS 논설위원이 마을 투어를 하며 해방 전후 춘포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고, 참여자들은 생생한 당시의 이야기를 들으며 수탈의 슬픈 역사를 가슴에 담았다.

특히 김 수필가는 카페 춘포(춘포청년회관)에서 시작해 김성철 가옥, 도정 공장, 에토 가옥 등을 둘러보면서 해방 전후 당시 누가 어디에 살았는지, 일본인 지주들과 대장촌 농민들의 생활은 어땠는지 마치 호적 계장이었던 것처럼 기억을 되새겼다.

춘포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활용해 관광 마을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포럼에서는 일본 구마모토 출신 재한 일본인 기무라 유미 씨를 비롯해 지역생태연구가 유칠선 박사, 김세만 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최인경 한국관광공사 전문위원 등이 제각기 춘포의 역사와 만경강의 생태, 여행지로서의 춘포의 매력 등에 대한 이야기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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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 문화마을29 시즌4 ‘어서와! 녹차밭을 날아다니는 나비는 처음이지?’ 프로젝트/사진 제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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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 문화마을29 시즌4 ‘솜리빛담길 공원에서 만나는 공예 체험’ 프로젝트/사진 제공=센터

반짝이는 아이디어 19개 팀 참여

주민들의 열정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마을을 변화시키는 올해 문화마을29에는 12개 읍면동에서 19개 팀이 참여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실버층을 위한 사업이 다양화됐다는 점이다.

영등동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웃음 테라피 수업이 펼쳐졌고, 동산동에서는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생태 교육 및 플로깅(달리기를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 진행됐다.

또 중앙동과 모현동에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노래자랑 및 공연이 펼쳐져 큰 호응을 받았다.

춘포면에서는 지난해 귀촌한 청년이 마을 이장과 함께 어르신들을 위한 쉼 공간을 마련해 제공했고, 신동에서는 동네 독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음식 만들기와 공예 체험 수업 등 문화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여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역의 소중한 역사를 알리고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마을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해방 전후 춘포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나눈 춘포면 외에도 삼성동에서는 문화 둘레길 코스를 돌며 마을 이름을 알아보는 스탬프 투어와 퍼즐 맞추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또 함라면은 문화재로 지정된 7개 유적을 돌아보는 스탬프 투어가 진행돼 방문객들에게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쉽고 재밌게 알렸다.

함열읍에서는 반려인구 확산 시대에 발맞춰 지난해에 이어 댕댕이 모델 선발대회가 진행돼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밖에 마을의 역사와 생태, 주민들을 위한 (보드)게임, 공예, 벽화 그리기 등을 주제로 한 사업들이 다채롭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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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 문화마을29 시즌4 ‘삼성동 동네 한 바퀴  문화 둘레길 조성’ 프로젝트/사진 제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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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 문화마을29 시즌4 ‘깨끗한 우리동네 만들기(깨우동)’ 프로젝트/사진 제공=센터

주민 참여로 지역의 긍정적 변화를

문화마을29는 익산시가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기 전인 2020년부터 시작됐다.

도농복합도시의 특성상 지역별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 각 읍면동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고 마을의 문제를 발굴해 직접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전체에 걸쳐 긍정적인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앞두고 시민 워크숍과 문화도시 공청회, 다 같이 회의 등 다양한 예비 사업을 추진해 온 익산시와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는 보다 많은 시민 참여를 위해 문화마을29를 기획해 추진했다.

이는 2021년 말 법정 문화도시 지정에 실제로 큰 보탬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민들이 마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알아보는 소중한 기회를 가지는 것은 물론 주민들끼리 마을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함께 바꿔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마을문화공동체를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문화도시29를 비롯한 시와 센터의 문화적 가치 확산 노력은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아, 시는 지난 6일 열린 2023년 문화영향평가 우수 사례 공모전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민 주도 문화도시 조성에 기여하고 있는 문화도시29는 참여 주민들의 높은 만족도를 바탕으로 올해 시즌4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와 센터는 그동안 문화마을29에 참여한 팀의 사업 중 지속성과 발전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선정해 고도화하고 마을 주민들의 아이디어와 마을의 역사·문화 자원이 특색 있는 문화 콘텐츠로 발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멘토링과 지원을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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