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을 열어 무주군 문화관광해설사로 정진
꿈을 꾼다는 건 좋은 일이다. 꿈도 꾸고 열심히 일하는 삶은 더 그러하리. 무언가에 대한 열망, 무언가를 위한 정진이 뒤따르기 때문. 여기 그 열망으로 인생 2막을 열어 무주군 문화관광해설사로 정진하고 있는 전병선 회장(64)이 있다. 2024년 무주방문의 해를 맞아 그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언젠간 고향으로 돌아오리란 마음은 먹었죠. 젊은 날 치열하게 살다 후회 없는 정년을 하고 귀향했습니다.”
무주읍 용포리가 고향인 전병선 회장의 10대는 무주에서 지나갔다. 열심히 공부해 전도가 유망한 공학도가 됐고 학자의 길을 걷기 위해 대학 졸업 후에는 대전의 한 국립대에서 조교 생활을 하고 서울서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계속 공부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을 그가 막 서른을 넘길 때였다. 25년을 꼬박 공주에 소재한 국립대(기술 행정직)에서 일을 시작해 직장서는 인정받았고 그 끝은 아름다웠다.
“고향에 내려와 호두와 사과 농사를 지었는데 사는 게 순탄치만은 않더라구요. 견디며 가다보면 또 웃을 날 올거라 믿습니다.”
시골살이가 안정돼 갈 무렵 용담댐 방류로 인해 수해를 입었다. 6500평 호두밭은 쑥대밭이 됐고 피해 규모는 무려 1억 5000만 원이나 됐지만 보상은 고작 2700만 원뿐.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주저앉아 있을 순 없었다 수마가 쓸고 간 그 자리에 흙을 덮고 다시 나무를 심었다.
“기회는 뜻하지 않은 순간에 오더라고요. 내일을 꿈꾸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 덕에 지금 그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까지 닥치면서 현실적인 돌파구가 절실했을 때 찾아간 무주군 일자리센터에서 ‘문화관광해설사’라는 또 다른 직업과 만났다. 공주에 있을 때 홈스테이를 해보고 싶었고, 관광 해설에도 관심이 생겼다. 일본어를 공부한 것도 그 때. 한글 공부하는 일본인들과 교차 가이드를 할 정도의 경험과 실력을 쌓았다. 그렇게 하나하나 준비해뒀던 걸 지금 무주에서 요긴하게 써먹고 있다. 2021년 무주군 문화관광해설사를 시작해 2년째 만끽 중이다. 그에겐 지금이 천국이다.
"시련을 통해 주시는 게 있다더니 저는 그게 ‘해설사’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열정을 실어 더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지내보니 해설사는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료 간의 단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해설사 동료들에게 같이 할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을 제안했다. 모두가 즐거울 테니 일 적인 부분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날 게 분명했다. 전체 인원 15명 중 11명이 ‘숟가락 난타’를 배우게 된 계기였다. 지금은 전원이 자격증을 취득해 순회공연을 다닐 정도.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숟가락 장단을 함께 즐기며 무주를 같이 알리는 사이가 됐다.
”꽃 피고 열매가 열리는 곳에 벌, 나비, 새가 날아오듯 준비된 곳에 사람도 찾아들기 마련입니다.“
무주군 문화관광안내사들은 관광차에 올라 무주의 주요 관광지와 지역 이모저모를 알린다. 중요한 것은 재방문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 전 회장은 해설사들이 그 열쇠가 될 거라고 확신했다.
“오늘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내한다는 생각으로 현장에 나섭니다.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말이죠.”
리더의 자리에 있지만 스스로를 새내기라고 말하는 전병선 회장의 초심을 담은 열정이 뜨겁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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