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때 입문⋯ '아마 최강' 권병훈 원장에게 사사
전주덕진중 거쳐 한국바둑고 진학⋯22일 데뷔전
"포기하고 싶을 땐 이창호 9단을 떠올렸어요. 우직한 바둑을 두는 그의 기풍을 닮고 싶습니다."
'신의 한 수'를 추구하는 프로바둑의 세계, 15세의 나이로 입단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한 전주덕진중학교 출신 노우진 초단의 말이다.
그는 지난 6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8회 지역 15세 이하 입단대회' 결정국에서 337수 만에 흑 3집반승을 거두며 프로 입단에 성공했다.
6세에 바둑을 처음 접한 노우진 초단의 프로 입단 전 성적은 '준우승의 연속'이었다. 2022년 대한체육회장배, 2022·2023년 전국소년체전, 2023년 문체부장관배⋯. 굵직한 대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바둑은 매 순간 판단이 승부를 가르기 때문에 정신력과 집중력의 끈을 놓쳐서는 안 돼요. 그 끈을 놓쳐 쓰디쓴 패배를 맛볼 때면 이 길을 계속 가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어요."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던 버팀목은 지도 사범인 '아마 최강' 권병훈 원장과 롤모델인 '살아있는 전설' 이창호 9단.
권병훈 원장은 늦깎이로 바둑에 입문해 지난 2017년 전국아마바둑대회를 제패한 인물로 줄곧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다. '바둑돌을 가지고 노는 게 예사롭지 않다'며 노우진 초단에게 바둑을 권한 것도 권병훈 원장이다.
전주 출신 이창호 9단은 지난 1986년 11세에 입단해 1988년 13세 최연소 타이틀 획득, 1990년 15세 때 41연승 등 넘을 수 없는 대기록을 세운 '프로바둑의 전설'이다.
노우진 초단은 '끈'을 놓칠 때마다 '제2의 이창호'가 되겠다는 포부를 다지며 다시 힘을 냈단다.
"살벌하게 공격하는 것보다, 이창호 9단처럼 실리를 중시해 어떻게 하면 상대보다 많은 집을 지을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현재 활동 중인 한국 프로기사는 총 426명. 전북 출신 프로기사는 이창호 9단을 비롯해 26명이 포함돼 있으며, 이중 지난해 입단한 김민지 초단 등 3명이 여성이다. 입단 평균 연령은 15.2세.
'인생의 축소판' 반상 위의 전쟁터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 노우진 초단은 '미생(未生)'이다.
이제 그는 전주덕진중을 졸업하고 한국 최초의 바둑 특성화고교인 '한국바둑고등학교' 진학을 선택했다. 완생(完生)의 길을 가기 위해서다.
가까운 미래, 한국 바둑계를 주름잡는 '대마(大馬)'로 성장할 수 있을까.
노우진 초단은 오는 22일 프로기사 71명이 참가하는 '2024 양구군 국토정중앙배 밀레니엄 천원전'에서 신유민 초단과 첫 대국을 치른다. 그의 프로바둑 데뷔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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