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함라마을 조해영 가옥 내 현계미술관에서 고미술품 전시회 개최
추사 김정희 책과 친필 글씨, 흥선대원군 석란도 등 20여 점 공개 예정
고즈넉한 분위기의 고택(古宅)에서 고려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아우르는 고미술품을 감상하며 힐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익산시 함라면 함라마을 삼부잣집 중 하나이자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있는 조해영 가옥 내 현계미술관(玄溪美術館)에서 오는 28일부터 5월 5일(낮 12시~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조씨 일가 후손이자 조해영 가옥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조인호 관장이 시민 문화 향유를 위해 선대부터 수집해 온 고미술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유애도서겸고기(唯愛圖書兼古器, 오직 내가 사랑한 것은 책 그림 글씨 그리고 옛 도자기)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전시에서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책과 친필 글씨, 흥선대원군의 석란도, 허련(소치)의 고목죽석도, 고려시대 청자, 조선시대 전기 분청사기 및 백자, 조선시대 후기 청화백자 등 엄선된 20여 점의 옛 미술 작품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다.
덕성여자대학교 법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직 후 서울과 익산을 오가며 전시 준비를 하고 있는 조인호 관장은 이번 전시를 선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과거 만석꾼이었던 집안이 대대로 주위의 배고픈 이들을 대상으로 쌀을 나눴다면, 이번에 고미술품을 통해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솔선수범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조해영 가옥이 궁궐을 짓던 대목(大木)들이 일제강점기 당시 궁궐 건축 기법을 그대로 사용해 지은 민간 가옥이자 조선시대 이씨 왕조에서 사용했던 배꽃 문양 등이 남아 있어 문화재적 희소가치가 있다는 점에 주목, 현재의 가옥이 그 가치와 품격에 걸맞게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조 관장은 “고조부께서 터를 잡고 증조부께서 지금의 집을 지으셨으며 하루에 쌀 한 가마씩 밥을 해서 나눌 정도로 대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면서 판소리 단가 호남가 ‘풍속은 화순이요 인심은 함열(지금의 함라)’이라는 가사의 직접적인 연원이 됐다”면서 “선대의 뜻을 이어 문화재로서 가치가 충분한 가옥은 물론 우리 민족이 남긴 소중한 미술 작품들을 시민들과 함께 감상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이 고미술품을 감상하며 문화적 향기를 느끼고 힐링하며 잠시나마 마음의 안식을 얻길 바라고, 나아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조해영 가옥이 전통 국악 공연장이나 전통 혼례식장, 전통 예절 교육 공간, 시 문학 발표 공간 등 품격에 맞게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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